제213장 솔직하게 말할게
“김유정, 내가 잘못했어.”
나지막한 한마디였지만 문고리에 손을 올린 김유정이 멈칫했다. 연수호의 목소리는 맞았지만 연수호가 자세를 숙이고 사과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뭘 잘못했는데?”
김유정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백혜지 씨 데리고 나와서 밥 먹은 거? 아니면 딱 붙어 앉아서 반찬 짚어주며 따듯하게 관심해 준 거? 그것도 아니면 더는 엮이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면서 나 속인 거?”
속인다는 말에 김유정의 손가락이 파르르 떨렸다. 김유정은 이 세상에서 기만이 제일 싫었다.
뒤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잔잔한 우드 향과 술 냄새가 김유정의 코끝으로 전해졌다. 김유정이 몸을 돌리기도 전에 탄탄하고 뜨거운 몸이 바짝 다가오더니 김유정을 꼭 끌어안았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다.”
참 깔끔한 인정이었다.
김유정이 경멸에 찬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거 놔.”
김유정은 남자의 품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남자는 그녀가 힘으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별로 힘을 쓴 것 같지도 않았지만 그녀를 꼼짝달싹 못 하게 가두기엔 충분했다.
연수호는 마구 움직이는 김유정의 손목을 잡고 가녀린 몸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 샴푸 냄새를 맡으며 낮게 웃었다.
“네가 욕해도 다 참고 있잖아.”
‘아까는 백혜지와 그렇게 친근한 모습을 보이더니 백혜지가 나가자마자 안는 건 또 뭐람?’
백혜지와 더는 엮이지 않겠다던 사람이 말이 끝나기 바쁘게 식사 자리에 동행했으니 김유정도 더는 믿어주기 힘들어 차갑게 웃었다.
“수호 씨처럼 은혜를 갚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말이 끝나기 바쁘게 김유정은 이를 악물고 남자가 신은 구두를 힘껏 밟았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한수호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허리를 숙이며 자기도 모르게 손을 풀었다.
김유정은 오늘 하이힐을 신지 않은 게 살짝 아쉬웠지만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문을 열도 나섰다. 차 문을 여는데 한 그림자가 김유정보다 한발 먼저 차에 올라탔다.
들어가려다 말고 차 옆에 선 김유정이 조수석에 앉은 남자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내 차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