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2장 내가 잘못했어
연수호 옆에 앉아 있는 백혜지는 마침 문을 마주하고 앉아 있었기에 김유정이 들어오자마자 곁눈질로 이미 다 확인하고는 입꼬리를 올리고 부드럽게 말했다.
“수호야, 아까 집어준 생선 뭐야? 야들야들하고 맛있던데 조금만 더 줘.”
연수호의 시선은 여전히 문 쪽으로 향해 있었고 눈빛이 칼처럼 날카로웠지만 티 내지 않고 백혜지의 앞접시에 생선을 집어줬다.
“맛있으면 많이 먹어.”
백혜지가 의아한 눈빛으로 연수호를 바라봤다. 사실 백혜지는 이 말은 김유정이 들으라고 일부러 한 말이었지만 연수호가 정말 들어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김유정이 그 자리에 선 채 그녀가 보고 있음에도 친근하게 백혜지에게 반찬을 집어주는 연수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젯밤만 해도 그녀를 향해 부드럽게 웃음을 짓던 남자가 지금은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 다른 여자에게 그 부드러움을 나눠주고 있다.
“사모님.”
신혜정이 인사를 건넸다.
“오셨어요?”
이우진이 티 나지 않게 연수호를 힐끔 쳐다보더니 김유정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유정이 왔어? 밥은? 앉아서 뭐 좀 먹을래?”
“수호야.”
이우진이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연수호에게 말했다.
“유정이 네 옆에 앉게 해.”
연수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김유정이 거절했다.
“됐어요. 삼촌. 천천히 드세요.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김유정이 몸을 돌리려는데 누군가 그녀를 불러세웠다.
“유정 언니?”
백혜지가 얼른 손에 들었던 수저를 내려놓더니 허리를 꼿꼿이 펴고 앉았다.
“유정 언니 맞아요?”
상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백혜지가 얼른 설명했다.
“언니 오해하지 마요. 난 그저 수호랑 밥 먹으러 나왔을 뿐 아무 일도 없었어요.”
김유정이 속으로 웃었다. 아무것도 묻지 않았는데 먼저 해명하는 꼴이라니, 참으로 우습기 그지없었다.
“그러게요. 내 남편과 식사를 같이 해줬으니 고맙다고 해야 하나?”
김유정이 다시 몸을 돌리더니 가볍게 웃었다.
“그러면 좋은 시간 보내고, 천천히들 먹어요. 천천히, 배불리 먹어요. 굶어 죽지 말고.”
표정은 웃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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