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장 역시 너구나
김윤아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문자를 보냈고 이내 그쪽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죄송합니다. 그 귀걸이는 단 하나뿐인 리미티드 에디션이라 똑같은 걸로 구할 수는 없습니다.”
이에 김윤아가 핸드폰을 부여잡고 버럭 화를 내며 명령했다.
“그러면 방법 생각해서 디자이너한테 하나 더 만들라고 하면 되잖아요. 이것도 제대로 못 해요?”
“그게...”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퍽 난감해 보였다.
“왜요?”
김윤아가 비꼬기 시작했다.
“나 이정 그룹 딸이에요. 돈이 부족할까 봐 그러는 거라면 걱정하지 마요. 세상에 하나뿐인 그 귀걸이도 우리 아빠가 나한테 선물로 준 거니까.”
“아가씨, 오해하셨네요.”
상대가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사실 그 귀걸이를 만든 디자이너가 몇 달 전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죽었다고요?”
김윤아가 불같이 화를 냈다.
“아니, 죽으려면 다른 때 죽지 왜 하필 지금 죽어요.”
죽어도 하필 귀걸이를 잃어버렸을 때 죽었으니 김유정이 알기라도 하는 날엔 김상엽 앞에서 어떻게 떠들지 모른다.
상대는 김윤아가 너무 강압적으로 나오자 연신 사과하고는 얼른 전화를 끊었다. 화를 풀 데가 없어 답답해하는데 시야에 까만 휠체어 바퀴가 들어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휠체어를 탄 젊은 여자가 바퀴를 돌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누구세요?”
김윤아가 갑자기 나타난 여자를 보며 이렇게 물었다.
스무 살을 갓 넘긴 것 같은 여자는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것 같은 깡마른 몸매와 하얀 피부의 소유자였는데 휠체어를 타고 있는 걸 봐서는 장애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런데도 질투 날 정도로 수수한 얼굴엔 잔잔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원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다리가 성치 않은 여자마저 웃으며 바라보자 김윤아가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돈 달라고 할 거면 저리 가요.”
백혜지의 얼굴이 순간 굳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웃으며 말했다.
“이정 그룹 딸 김윤아 씨 맞죠?”
“나를 알아요?”
김윤아는 시종일관 바닥만 내려다보는 여자를 보며 손을 여자의 눈앞으로 가져가 휙휙 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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