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장 개미를 짓밟듯이
“김윤아 씨, 일은 처리했는데 돈은 언제 주시는 겁니까?”
수화기 너머에서 중년 남자의 낄낄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윤아는 화장실에 숨어 전화를 받으며, 휴대폰을 움켜쥔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말아요. 내일 바로 보내줄 테니까요.”
남자는 즐거워하며 대답했다.
“김윤아 씨는 역시 시원시원하시네요. 그럼 전 내일 돈 들어오길 기다리겠습니다.”
“돈은 한 푼도 빼지 않고 줄 거예요. 하지만...”
김윤아는 새로 받은 네일을 유심히 살펴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번 일은 절대로 발설하면 안 돼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당연하죠, 김윤아 씨. 안심하세요. 설령 저를 고문해도 한마디도 안 할 겁니다!”
남자는 강하게 장담했다.
전화를 끊자, 김윤아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이번에야말로 김유정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인 셈이었다.
“윤아야.”
장은정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김윤아가 문을 열자 문 앞에 서 있던 장은정이 환하게 웃었다.
“이번 일 잘 처리했네.”
“이제 김유정이랑 아빠 사이가 완전히 틀어진 것 같아요.”
김윤아는 장은정의 손을 잡고 방으로 돌아가며 우쭐댔다.
“김유정 성격상 절대 아빠랑 화해 같은 건 안 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다시는 이 집에 못 돌아오겠죠. 이 집은 이제 우리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리 간단치만은 않아.”
장은정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김유정이 완강하긴 해도 네 아빠 마음속엔 그래도 딸이잖니. 화가 풀리고 나면 또 찾아갈까 봐 걱정이다.”
그녀는 눈을 살짝 좁히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연수호와 얽힌 관계도 있잖아. 이정 그룹이 사업적으로 어느 정도 그쪽을 의지하는 부분이 없진 않아. 네 아빠도 연수호 체면을 봐서라도 김유정을 정말로 내치진 않을 거야.”
이 말에 김윤아는 씩씩대며 화를 냈다.
“원래 유안 그룹 사모님 자리는 제 자리가 되어야 했어요! 수호 오빠가 외모도 별로고 장애도 있다는 소문이 돌지만 않았어도 이 좋은 자리가 김유정한테 돌아갔겠냐고요!”
장은정이 달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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