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장 한 번 제대로 당하면 얌전해져

그 자리에 있던 남자들이 일제히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까지 살기를 내뿜던 얼굴들이 단숨에 아부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연지호가 느슨한 자세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조금 전까지 VIP 룸에서 술을 마시던 몇몇 남자들도 따라오고 있었다. 앞장서 있던 남자가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섰다. “지호 형님, 이년이 우리 애를 패버렸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조금 본때를 보여주려던 참이었죠.” 그러자 연지호의 뒤편에서 누군가 비웃었다. “뭐?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난리를 치고 있다고?” 또 다른 남자가 맞장구쳤다. “어디 한번 보자고. 대체 어떤 계집애가 그렇게 싸움질을 잘해?” “들리는 말로는 패기까지 오지더라더군.” “그런 여자는 말이야 침대에 한 번 제대로 눕히면 금방 꼬리 내린다니까?” “그러니까! 대부분 년들은 막상 박으면 얌전해지는 법이거든! 하하하하!” 놈들은 노골적으로 낄낄거리며 지나치게 추잡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더니 아까 김유정과 다투던 남자가 연지호의 귀에 살짝 입을 댔다. “형님, 이년이 기가 막히게 잘 빠졌습니다. 형님이 원하시면 먼저 맛 좀 보시고 그다음 저희가 차례로 즐기겠습니다.” 연지호는 조소하듯 그를 흘겨보았다. “이 새끼야, 말 안 듣는 년들은 그냥 돌려 쓰고 버리면 되는 거야. 뭘 이렇게 오버해서 일을 키우냐?” 사실 그는 처음부터 이 일에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놈들이 자기 이름을 들먹이며 소란을 일으킨다고 해서 마지못해 확인하러 나온 것뿐이었다. 김유정에게 맞은 남자의 얼굴엔 아직 피가 묻어 있고 그는 김유정에게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너 우리 형님이 누구인지 알아? 우리 형님을 건드리면 이제 넌 끝장이야!” “화내지 마세요. 이따가 이 여자가 무릎 꿇고 비는 거나 보자고요!” 또 다른 남자가 맞장구를 쳤다. 김유정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 없이 있었다. 연지호는 그녀 앞으로 다가가서 그녀를 훑어봤다. 김유정은 자세가 느슨하고 고개를 숙여 모자가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었다. 연지호의 시선이 그녀에게 닿았다. ‘그런데 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