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장 어차피 벗을 건데 왜 입어?
전문 감정 기관에서 나온 송정우는 손에 들고 있던 브로치를 바라보며 연수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호야, 방금 조사했는데 이 브로치 안에는 아무것도 없어. 그냥 황비옥으로 만들어진 꽤나 수집 가치가 있는 브로치일 뿐이야.”
전화기 너머에서 연수호가 뭐라고 말했고 송정우는 길가에 서서 웃으며 대답했다.
“네 외삼촌이 네 앞에서 이걸 유정 씨한테 선물로 준 걸 보면 도청 장치를 숨겨놓지는 않았을 거야.”
연수호가 몇 가지 추가 지시를 내리자 송정우는 몇 마디 더 하고 전화를 끊었다.
넓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차들이 오가는 가운데 검은색 자동차 한 대가 멀지 않은 길가에 서 있었다.
뒷좌석에 앉아 있던 한 여자는 차창 너머로 길가에 서 있는 송정우를 차분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 동안 응시하던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운전기사에게 차를 출발시키라고 지시했다.
...
송정우가 막 자신의 차에 올라타려는 순간 하얀 스포츠카 한 대가 그의 차 옆에 멈춰 섰다.
창문이 내려가자 환하게 웃는 얼굴 하나가 드러났다.
밝은 갈색빛의 양갈래 곱슬머리를 한 소녀가 송정우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오빠! 여기서 만나네요?”
송아람의 목소리는 부담스러울 만큼 달콤했다.
그러자 송정우는 닭살이 돋는 듯 몸을 떨며 말했다.
“아람 씨, 제발 말 좀 똑바로 해줄래요?”
송아람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평범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요. 근데 혼자예요?”
“네.”
송정우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아람 씨, 다른 일이 없으면 난 이만 가볼게요.”
“잠깐만요!”
송아람이 그를 불러 세웠다.
“나도 혼잔데 마침 시간이 있으니까 같이 밥 한 끼 먹어요!”
송정우는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내가 시간이 있다고 확신하는 거예요?”
“내가 시간이 있다고 하면 있는 거예요.”
송아람은 그렇게 말하고 조수석 문을 활짝 열었다.
“빨리 타요. 나 배고파 죽겠단 말이에요!”
그러나 송정우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람 씨, 다른 사람 찾아보는 게 어때요?”
그러자 송아람은 코를 찡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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