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장 나를 좋아한다고? 진심이야?
‘청능관’이라는 세 글자가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 김유정의 가슴속 따뜻했던 감정을 순식간에 식혀버렸다.
며칠간 연수호와 너무 달콤한 시간을 보냈고 달콤함에 취해 그 존재를 잠시 잊고 있었다.
그녀와 연수호 사이에 가로놓인 그 여자를.
“전화 받아.”
김유정은 휴대폰을 연수호에게 건네고 뒤돌아섰다.
연수호는 그녀가 방을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찌푸린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
“수호야.”
전화기 너머에서 백혜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톤으로 물었다.
“시간이 늦었는데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
연수호는 김유정의 발걸음을 따라잡으며 일부러 그녀 앞에서 스피커폰을 켰다.
그리고 담담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수호야, 요즘 청능관에 있는 게 너무 답답해. 시간 되면 나랑 잠깐 바람 쐬러 나가줄 수 있어?”
그 말을 들은 김유정은 걸음을 멈췄다.
연수호가 과연 이 요청을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정말 답답하면 도우미 아줌마랑 같이 나가면 되잖아.”
그 말이 끝난 뒤 전화기 너머에서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침묵이 길어지자 연수호는 짧게 말했다.
“다른 일 없으면 끊을게.”
그제야 백혜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수호야, 좋은 꿈 꿔.”
전화를 끊은 연수호는 김유정을 바라보며 한쪽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왜 도망쳐?”
김유정은 고개를 숙이고 시샘 섞인 어조로 말했다.
“혜지 씨가 당신을 찾잖아. 내가 당연히 비켜줘야지.”
연수호는 그녀의 말이 우습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김유정, 너 무슨 냄새 못 맡았어?”
“무슨 냄새?”
“질투하는 냄새.”
갑작스러운 직격에 김유정은 발끈하며 말했다.
“누가 질투했다고 그래? 난 그런 거 안 해.”
그녀는 곧장 발길을 돌려 베란다로 향했다.
여름밤의 선선한 바람이 그녀의 생각을 조금은 차분하게 만들어주었다.
비록 연수호가 방금 백혜지를 거절했지만 김유정은 여전히 이 관계가 불확실하게 느껴졌다.
그들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변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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