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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장 와서 키스해

창밖의 하늘은 이미 검게 물들어 작은 별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병실 문을 열자 침대에 누워 있던 사람이 깨어나 눈을 떴고 동공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문 앞의 발소리가 천천히 다가오자 그녀는 그에게만 나는 비싸고 우아하지만 차가운 향수 냄새를 맡았다. 발걸음이 그녀의 침대 옆에서 멈추고 연수호는 그녀의 옆 소파에 앉아 그녀의 텅 빈 눈동자에 시선을 보냈다. 백혜지는 평소와 달리 입을 벌려 그를 부르지 않고 그와 반대 방향으로 얼굴을 돌렸다. 연수호가 먼저 입을 열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일어났어?” 백혜지는 가늘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수호야, 그만 가. 나 이제 괜찮아.” 연수호가 되물었다. “손목 긋고 자살까지 했으면서 괜찮아?” 백혜지는 눈물을 흘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수호가 다시 물었다. “왜 그랬어?” 그녀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가, 수호야. 나한테 신경 쓸 필요 없어.” “나 때문에 손목 그은 거 아니야?” 연수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나보고 가라고?” 백혜지는 창백한 입술을 꽉 깨물며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난 지금 내 자신이 싫을 뿐이야, 너랑 상관없어. 돌아가지 않으면 유정 언니가 또 화낼 거야.” 연수호는 시선을 바닥으로 보냈다.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 그녀가 아니었다면 여기 누워 있는 사람은 바로 그였다. 백혜지가 그 대신 총알을 맞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혜지야, 나한텐 네가 나을 때까지 보살필 책임이 있어.” 백혜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고 눈물이 이미 얼굴을 뒤덮고 있었다. “단지 책임일 뿐이야?” 묻는 그녀의 눈빛은 그에게 향하지 않았고 그저 소리로만 그가 있는 방향을 판단했다. “수호야, 내가 네 곁에 있는 4년 동안 한 번도 나한테 호감가거나 내가 신경 쓰인 적 없었어?” 물기 어린 목소리엔 비굴한 애원이 담겨 있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없었어?” 연수호의 깊은 눈빛이 그녀를 응시했고 입을 열었을 때 말투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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