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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가는 길 구급차가 씽씽 소리를 내며 그들 반대 방향으로 운전해 갔고 강은영은 시끄럽기만 한 소리에 마음속이 침울해져 갔다. 박강우의 사무실로 들어왔을 때 그 남자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강은영은 입가에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로 다가가 품에 안겼고 시선을 돌리자 소파에 앉아 있는 양민호와 정인호가 눈에 들어왔다. 한 사람의 얼굴빛은 엄숙하기만 했고 다른 한 사람은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강은영은 화들짝 놀라 박강우의 몸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약간 쑥스러운 듯 인사를 건넸다. “양민호 씨, 정인호 씨.” 그녀는 박강우를 흘기며 말을 건넸다. “휴게실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다급히 휴게실 안으로 들어간 강은영이 문을 꼭 닫기도 전에 밖에서는 정인호의 숨기 없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강은영은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 역시 사무실 같은 장소에서는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곧이어 뒤따라 들어온 박강우는 그녀를 품에 안았고 강은영은 몸부림쳤다. “이거 놔.” 방금 있었던 일로 그녀는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다. 박강우는 그녀의 목에 머리를 묻으며 미소를 지었다. “걱정 마. 다 나가고 없어.” “그걸 말이라고.” 하마터면 사무실에서 입맞춤을 할 뻔했던 강은영은 퉁명스레 뒤돌아섰다. 게다가 정인호의 그 웃음소리가... “앞으로 얼굴 어떻게 봐요?” “널 비웃지 않을 거야.” 양민호는 수다쟁이가 아닌 성숙한 남자이긴 하지만 정인호는 아마도 매번 만날 때 한 번쯤 눈짓을 할 것이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강은영은 이마를 짚었다. 화가 난 채로 그녀가 답이 없자 박강우는 나지막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갑자기 내 품에 달려들었는데 내가 귀띔을 해 줄 겨를이 있어야지.” “그만 말해.” 더 말하면 강은영은 참지 못하고 그에게 손짓을 할 것이다. 시간이 아직 이른 탓에 회의 하나가 더 있는 박강우는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문지르며 달래고 있었다. “눈 붙이고 있어. 퇴근하고 같이 밥 먹으러 나가자.” “지금 자면 저녁에 잠을 설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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