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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강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남편 믿을 거야.” 박강우는 만족스러웠다. 지겨울 정도로 한참이나 끌어안고 있었고 최근 박강우는 가성시로 출장을 가야 하는 탓에 엄청 바쁜 상황이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또 회의에 참여해야 한다. 혼자 사무실에 남겨진 강은영은 휴게실에 누워 잠을 청하려 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병원에 전화를 걸어 건강 검진 약속을 잡았다. 며칠 뒤면 박강우가 가성시로 출장을 떠날 건데 전생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그녀는 무조건 따라나설 거라 시간을 그 뒤로 잡게 되었다. 통화를 마치자마자 구치소 쪽에서 전화를 걸어와 강설아가 계속 그녀를 만나겠다며 난리가 아니라고 전했다. 강은영이 답했다. “별로 보고 싶은 생각 없다고 전해요.” “그런데 강설아 씨가 사모님을 만나지 않고서는 절대 입을 열지 않겠다고 해서 그래요. 며칠 동안 그 말만 반복하고 있는 중이고요.” 강은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진미선하고 강준형을 면회하겠다고 난리를 쳐야 하는 거 아닌가? “알겠어요.” 그녀는 강설아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궁금했다. 전화를 끊고 시간을 확인한 강은영은 평소 박강우가 회의를 시작하면 적어도 한 시간이 걸리니 문을 나서면서 진부성에게 잠깐 볼일이 있어 나간다고 알렸다. 구치소에 도착하자 비가 주르륵 내리기 시작했고 당직을 하고 있던 사람은 강은영을 강설아 면회 장소로 안내했다. 유리창 너머로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는 강설아는 며칠 만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강은영이 들어오자 수화기를 잡아 귓가에 갖다 댄 강설아는 강은영에게 얼른 받으라며 눈짓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가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 강설아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 “당장 여기서 날 풀어줘!” 차갑고 오만하기 그지없는 태도였다. “지금 나한테 명령하는 거야?” 강설아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안 그러면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 온화한 가면이 벗겨져 짐승 같은 이기적인 음산함만 남은 강설아는 매섭게 그녀를 쏘아보았다. 강은영은 우스갯소리를 들은 듯했다. “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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