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장
윤설아는 뭘 잘못했는지 몰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박강우를 쳐다봤다.
“박 대표님, 저는….”
“사람 말을 못 알아들어?”
남자의 싸늘한 목소리에 윤설아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변명하듯 말했다.
“저는 단지 선물을 대신 전해주러 온 것 뿐인걸요.”
“입사할 때 주의사항 교육 못 받았어?”
순간 윤설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주의사항의 첫 번째 내용이 무슨 이유로든 상사에게 뇌물을 주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었다.
윤설아는 애처로운 표정으로 다급히 말했다.
“잘못했어요, 대표님.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하지만 남자의 섬뜩한 눈빛을 마주하자 더 이상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박강우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진부성을 보고 짜증스럽게 말했다.
“빨리 끌고 안 나가?”
“네, 대표님!”
윤설아는 급기야 도망치듯 사무실을 나가버렸다.
진부성은 극도로 저기압인 사무실 분위기를 살피고 재빨리 서류를 책상에 올려놓았다.
둘만 남게 되자 강은영은 싸늘한 눈빛으로 박강우를 응시했다. 박강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로 다가가서 물었다.
“화났어?”
“아니.”
입이 삐죽 나온 모습에 박강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거짓말. 화가 나서 코까지 빨개졌는데?”
그녀는 매번 화를 낼 때면 코가 빨개졌다.
강은영은 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화가 나는데 박강우를 향한 건 아니었다. 지난 생이나 지금이나 박강우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다는 사실이 화가 났다.
허시연은 부현그룹 산하 연예기획사 연예인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박강우의 특별한 보살핌을 받았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다.
허시연이 스캔들 한번 안 나고 승승장구하는 게 신기했는데 그 배후에 박강우가 있었을 줄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나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은영아, 무슨 일인지 말해야 알지.”
박강우는 그녀가 왜 화가 났는지 대충 이유를 짐작했지만 별다른 해명은 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상황에 그녀가 화를 낸다는 게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기에 그런 것 같아서 내심 기뻤다.
강은영은 말도 하지 않고 눈물만 뚝뚝 흘렸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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