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장

아마도 상대 쪽에서 찾아온 게 맞나 보다. 한참 동안 박강우의 위로로 강은영은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어젯밤 네 명의 남자를 병원에 입원시킨 그녀가 오늘 한 사람으로 인해 이렇게 두려움에 떨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괜찮아, 은영이 남편은 여기에 있잖아!” “그 사람 진짜 무서워!” 강은영은 그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박강우는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인내심 있게 달래주고 있었다. “그게 뭔 대수야! 그 사람이 누구든 간에 널 해치지 못할 거야!” “나는 그 사람이 남편을 다치게 할까 봐 걱정돼.” 강은영은 그의 옷깃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전생에 박성철 그 찌질한 놈도 박강우의 목숨을 빼앗아 갔었는데 이번 생에 갑자기 나타난 공포스러운 인물을 마주쳤으니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이 자신을 해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강은영의 말에 박강우는 의외라는 반응과 동시에 마음이 한결 따뜻해졌다. 이 꼬맹이가 나를 많이 신경 써주고 있네! 강은영이 한 말들은 사실이었다! 전생에 이런 사람을 마주친 적도 없었거니와 전생에 기억을 잃었던 적이 없었다. 그런데 왜 다시 태어나고 나서 많은 일들에 변화가 일어난 걸까? 게다가 그러한 변화로 인해 그녀는 자신의 앞날이 막막하게 느껴졌고 박강우의 안위도 걱정이 되었다. 박강우는 그녀가 아직도 불안에 떨고 있다는 걸 알고 상냥하게 말을 건넸다. “누가 네 남편을 다칠 수 있을 것 같은데?” 강은영이 답했다. “모든 사람!” 그녀는 그 때문에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심지어 전생에 박강우 옆에 그녀가 없었더라면 그는 얼마나 순탄한 인생을 살았을지를 생각하며 후회까지 드는 중이었다. 이번 생에 모든 진심을 그한테 다 내다 바치지 말았어야 했나? 내가 여전히 그한테 있어서 위험성을 지닌 존재인 건가? “바보! 내가 언제부터 그리 연약한 사람이었어?” 박강우는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강은영은 진심으로 놀란 듯했다. 그리하여 박강우의 야유를 띤 말투에도 기분이 가라앉지를 않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