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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장

사무실 안. 박강우는 음식이 푸짐한 걸 보고 의아한 눈초리로 강은영을 바라보았다. “뭘 이렇게 많이 싸달라고 한 거야? 그전에는 음식이 적었었어?” 강은영은 한몫을 챙겨 박강우의 말에 답을 했다. “아니! 소우한테 가져다줄 거야.” 또 그 아이? 그 아기가 그녀한테 그렇게 중요한 존재인가? 박강우는 강은영의 마음속에 그 아이의 비중이 많이 차지해있다는 걸 느끼고 불만스러웠다. 강은영은 브로콜리 한 송이를 그에게 집어주었다. “남편이 같이 가지 않을래? 남편도 그 아이를 보면 엄청 좋아할 거야.” “안 가.” 박강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입을 삐죽거리던 강은영은 다시 식사에 몰두했다. 박강우가 말을 건넸다. “천천히 먹어! 건이현한테 가져다주라고 하면 되잖아.” 강은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안 돼! 소우하고 약속했단 말이야. 점심에 만나기로!” “그 아이가 널 보고 싶다고 했어?” 박강우는 박경운하고 같은 의심을 품고 있는 듯 아무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두 눈으로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살짜리 아이가 뭘 안다고... 그는 강은영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그 아이가 누군가의 지시대로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그러는지는 안 봐도 뻔한 사실이고 말이다. 여자 혼자서 심한 병에 걸린 아기를 키우고 있는데 그 부담감은 막대할 것이다. 박경운한테 제대로 조사해 달라고 부탁을 할 필요가 있을 듯하네! 강소우가 자신을 보고 싶다고 했던 것만 떠올리면 강은영은 얼굴에 함박웃음이 절로 나오고 있었다. “맞아. 엄청 보고 싶대! 남편이 몰라서 그렇지. 그 아기가 처음 날 볼 때부터 엄마라고 불렀어.” 박강우는 눈빛에 이상한 감정이 휙 스쳐 지나갔고 다시 강은영한테 시선을 돌릴 때는 눈가가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그런 일도 있었어?” 강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하고 소우가 인연이 깊은 것 같지 않아? 내가 낳은 아기가 아니었으면 그 어린 꼬마가 왜 나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생각하면서 내 친딸은 아닌지 의심했을 정도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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