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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장

순간 강은영은 술덩이의 눈 밑에서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매끄러운 모피를 어루만지며 박강우한테 물었다. “얘 보러 왔었어?” 박강우는 흠칫 놀란 표정이었다. 괜한 물음을 물었던 건지 그는 술덩이를 노려보더니 영문도 모르겠는 말을 내뱉고 있었다. “너처럼 양심도 없는 놈을 내가 왜 보러 왔겠어?” 말을 마치고 난 그는 발걸음을 돌렸다. 남자의 뒷모습을 멀뚱멀뚱 쳐다보던 강은영은 왜 또 화가 났는지 몰라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남편이 성격이 괴상해. 오늘은 엄마하고 같이 놀까?” 그 녀석은 알아듣기라도 한 듯 더욱 다정하게 마음을 표현하며 그녀의 품에서 움직이지 않으려 했다. 술덩이 사육을 전담하던 할아버지가 강은영을 보고는 멈칫하더니 이내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에 여기에 들르셨네요.” “네. 그동안 수고가 많으셨어요! 잘 챙겨주셔서 고마워요!” 술덩이의 온순하고도 매끄러운 털을 만져본 순간 강은영은 여기에 있는 누군가가 술덩이를 잘 돌보고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술덩이가 먹는 사료를 가져왔고 전에 먹을 것만 보면 달려오던 때와 다르게 오늘은 그 어떠한 움직임이 없었다. 할아버지는 말의 사료를 챙기며 강은영한테 말을 건넸다. “사모님이 많이 보고 싶었었나 봐요. 평소에도 사모님이 떠나가는 방향을 계속 지켜보며 기다렸었어요.” 강은영은 손동작을 멈추었고 잠시 후 안쓰러운 마음에 말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여태껏 보러 오지 못해서 미안해. 그때 엄마가 참 몹쓸 인간이였나 봐.” 멀지 않은 곳에서 양민호하고 나란히 골프를 치던 박강우는 말하고 노는 강은영에게 시선이 가고 있었고 눈가에 부드러움이 가득했다. 골프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박강우의 모습에 양민호가 대뜸 입을 열었다. “그렇게도 떨어있기 싫으면 가서 같이 있던가.” 박강우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시선을 거두었다. 양민호는 그가 수심이 가득 차 보이자 걱정이 들었다. “박성철을 진짜 귀국하게 하려고?” 박강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꾸만 귀찮게 하는 사람들과 일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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