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이러한 일들에 대해 서하린은 전혀 알지 못했다.
지금 그녀는 일렬로 진열된 드레스들 앞에 서서 고심하며 고르고 있었다.
비록 아버지가 그녀를 위해 약혼자를 정해주었지만 그녀가 Y국에 온 이후 그 약혼자와 단 한 번도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었다.
처음 Y국에 도착했을 때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꽤 오랜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사이 그녀의 약혼자는 몇 차례 선물을 보내며 안부를 전했지만 실제로 얼굴을 마주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서하린은 상대방의 사진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의 성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첫 만남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고 예의에서 실수를 하지 않으려 신경을 썼다.
결국 그녀는 안전을 고려해 어깨를 드러낸 무슬림 네크라인의 큰 A라인 원피스를 선택했다.
색상은 은은한 연분홍색으로 그녀의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을 잘 드러냈다.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는 단정하게 묶어 올리고 마지막으로 소박한 옥 조각 핀으로 장식했다.
서하린이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한눈에 들어온 것은 고성의 큰 창문 앞에서 그녀를 맞이하는 남자였다.
한태훈이 깊은 심연의 차가운 얼음이라면 임승현은 봄날의 따스한 햇살과 같았다.
처음에 서하린은 아버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세상에 어떻게 아내를 그렇게 아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냐는 생각을 했었다.
게다가 임씨 가문처럼 복잡한 관계를 가진 집안에서라면 더더욱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데이트 전에 서하린은 임씨 가문에 대해 대략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그에 대한 인상이 단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었다.
바로 ‘혼란스럽다’였다.
임승현의 가문은 각 세대마다 아내를 극진히 사랑하는 편이었지만 다른 분파는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다.
사생아는 셀 수 없이 많았고 또 다른 형제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영향에서 벗어난 이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서하린은 자신이 너무 얕은 인식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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