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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분명 목적이 있어서 너한테 접근한 걸 거야!” 온하준은 더는 그녀의 억지를 듣고 싶지 않았다. “조아영, 5분 지났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그를 조아영은 꽉 잡았다. “하준아, 정말로 이대로 날 떠날 거야? 나를 위해서라도, 내 배 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조금만 다시 생각해주면 안 돼?” 온하준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조아영, 우린 이미 이혼했어. 남이라고. 너와 네 아이 문제는 나중에 유전자 검사 결과 나오고 다시 얘기해.” “온하준!” 조아영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그깟 돈 120억을 위해 이렇게 날 버려야겠어? 우리 부모님이 널 이대로 가만둘 것 같아?” 온하준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조아영은 악랄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협박이 아니라 경고야. 해성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네가 발붙일 곳 있을 것 같아? 우리 부모님이 살아계시는 한 넌 절대 다른 곳에서도 취직할 수 없을 거야!” 온하준은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 “아, 그래? 그럼 어디 두고 보자고.” 말을 마친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공원을 떠나버렸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조아영은 가련한 표정을 지워버리고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야. 나 좀 도와줘...” ... 호텔로 돌아온 온하준은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 소유진이 그에게 연락한 것이다. “온하준 씨, 오늘 이혼하셨다고 들었어요.” 소유진의 목소리는 여전히 감미로웠다. 온하준은 그녀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물었다. “임 변호사님이 말씀해주신 거예요?” “네.” 소유진은 솔직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래서 확인하려고 연락한 거예요.” 온하준은 잠깐 침묵했다. “소 대표님, 조금 궁금한 게 있네요. 저한테 왜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거예요?” 그러자 전화기 너머로 소유진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온하준 씨, 절 너무 경계하시네요.” “경계해야 할 땐 경계해야죠. 그건 사람의 본능이니까요. 만약 이런 본능마저 없었다면...” 온하준은 뒷말을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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