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내가 이런 말 할 자격은 없겠지만 네가 나 도와주느라 회사까지 와줄 때 나 너무 기뻤어.”
지금 그녀의 모습이 대학 시절 밝고 당차던 그 조아영과 같아 보여서 온하준의 마음도 조금 누그러졌다.
“친구...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말에 조아영은 새처럼 방방 뛰며 좋아했다.
“진짜야? 고마워 하준아.”
“하지만 친구 사이엔 비밀이 없어야 해. 나한테 뭐 더 숨기는 거 있으면 지금 말해.”
“숨기는 건 없어. 그냥... 내가 그동안 좀 잘못 살아온 것 같아서. 앞으로는 이 세상을 다시 한번 제대로 알아가 보고 싶어.”
그녀의 대답에 온하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을 기점으로 둘의 사이는 부쩍 가까워졌다.
조아영은 온하준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줄 때마다 일에 관한 질문을 했고 온하준도 그녀와 어느 정도의 거리는 유지하고 있었지만 전처럼 일부러 조아영을 멀리하지는 않았다.
당연히 소유진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둘의 관계변화를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오후, 시내의 고급 레스토랑을 지나가다가 하필 창가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조아영과 온하준을 보게 된 것이다.
자신에게는 보여주지 않던 웃는 모습을 조아영 앞에서는 쉽게도 보여주는 온하준 때문에 소유진은 순간 씁쓸해졌다.
그래서 당장 온하준에게 연락을 하려 하다가도 그녀는 이내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대표님.”
때마침 통화를 마친 임은택이 그녀를 부르자 소유진도 그만 고개를 돌렸다.
“동해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회사로 돌아와 상황파악을 마친 소유진은 담 씨 집안과 사이가 좋은 새로운 센터장이 계약을 보류한 탓에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어떡하죠?”
“동해 프로젝트 실패하면 저희 올해 실적 못 채워요.”
한참 동안 고민하던 소유진이 임은택을 보며 물었다.
“온하준한테는 연락했어?”
“했는데 안 받으세요.”
그 말에 아까 조아영과 같이 있던 온하준의 모습을 떠올린 소유진은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괜찮아.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못 받는 걸 거야. 우린 대책부터 마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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