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온하준은 어깨를 으쓱했다.
“별 생각 안 해요. 그냥 알려주는 거예요. 그래도 한때 부부였던 정을 생각해서.”
담인욱은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금세 큰 소리로 웃었다.
“온하준 씨는 참 마음도 넓으시네요. 근데 지금은 소 대표님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이 말에 온하준과 소유진은 서로 어색하게 쳐다보다가 소유진이 먼저 말을 꺼냈다.
“담인욱 씨는 내일 열릴 기자회견이나 걱정하세요. 그때 가서 빈말이 아니라 진짜 기술을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온하준을 데리고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
건물 밖으로 나오던 온하준은 소유진의 작은 손이 조금 차갑게 느껴졌다.
“피곤해?”
소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피곤하진 않은데 조금 긴장되네. 이번엔 우리가 이겼지만 담씨 가문과 조씨 가문이 이대로 물러나진 않을 거야.”
온하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그래도 너 같은 전우가 있어서 안심이 되네.”
“전우?”
소유진은 작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웃음을 터뜨렸다.
온하준은 대답 대신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고마워, 유진아. 네가 아니었으면 난 진작 조씨 가문에 짓밟혀서 고개도 들지 못했을 거야. 해성을 떠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을지도 몰라.”
소유진이 손을 뻗어 그를 툭 건드렸다.
“우리가 함께 싸우는 거야, 하준 씨. 하준 씨한테 내가 필요한 만큼 나도 하준 씨가 필요해.”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웃었고, 햇빛 아래서 소유진의 볼은 너무 빨리 걸은 탓인지 햇볕 때문인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
담인욱과 고준형은 걸어서 건물 밖으로 나갔고, 두 사람은 가는 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젠장, 생각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네.”
담인욱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국가 지원금을 지원받은 것도 모자라 만성건설과 손을 잡았어. 이건 재원그룹에겐 최악의 악재야.”
고준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보다 온하준이 주석민의 정체를 알고 있어. 이건 좋지 않아.”
담인욱은 휴대전화를 꺼냈다.
“당장 아버지께 알려야겠어. 오늘은 다소 처참하게 발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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