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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장 나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니야

고선호는 엄청 아팠지만 뒤로 물러서진 않았다. 그는 나유아를 빤히 쳐다보며 씩 웃었다. “내가 뭘 어쨌는데? 어젯밤 9시에 해성에서 비행기 타고 주강까지 와서 너한테 해명하려고 했는데 아무 말 없이 체크아웃한 건 너야. 지금 이 시간까지 찾아 헤매다가 고작 키스 하나로 보상 받으려는 게 뭐가 과분해?” 나유아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고작 키스 하나? 아예 날 먹어치우려는 기세였으면서!’ "고선호, 나 너랑 할 얘기 없어." 나유아는 시선을 올리고 그를 쳐다봤다. 고선호의 깊은 눈동자는 마치 차가운 연못 같았다. 나유아는 급히 시선을 돌렸다. 고선호는 손을 들어 가볍게 그녀의 턱을 잡았다. 그는 시선을 내리고 은은한 붉은 빛으로 물든 그녀의 얼굴과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을 바라보았다. "할 얘기 없으면 하지 말자." 그는 말하면서 또다시 나유아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머리를 기울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시험하듯, 또 한편으로는 은밀하게 아부하듯 부드러운 키스를 남겼다. "우린 부부야. 네가 나랑 싸워도 난 절대 맞서지 않아." 그가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유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그를 쳐다봤다. "선호야, 너랑 이혼하겠다는 말 농담 아니야." 그녀는 이젠 불안에 떠는 이 감정에 지칠 대로 지쳤다. 고선호와 배지혜가 좀처럼 깔끔하게 관계를 끝맺지 못하니 그녀도 이젠 더는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나유아가 말을 마치자 고선호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우린 이혼 안 해. 네가 배지혜 때문에 나한테 화난 거 알아. 이것만은 약속할게. 넌 영원히 내 아내이고 고씨 일가의 사모님이야." 고선호는 그 어떤 감정 기복도 없이 아주 차분하게 말했다. 나유아는 얼굴을 옆으로 홱 돌렸다. "선호야, 난 그 명분에 욕심 없어. 관심도 없고!" "애초에 네가 먼저 결혼하겠다고 했고 인제 와서 또 네가 먼저 헤어지겠다는 거야? 너 대체 날 뭘로 보는 건데? 내가 그렇게 만만해?" 고선호는 그녀의 턱을 꽉 잡고 두 눈에 별안간 분노가 가득 찼다. 나유아는 숨을 가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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