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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장 먼저 갈게

고선호는 그런 김순자를 한참 바라보다 다시 말했다. "할머니, 이제 저 안 예뻐해 주시는 거예요?" 김순자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가슴 아프다는 듯 고선호를 바라보며 그의 손을 잡았다. "내가 너 어렸을 때부터 자란 모습 봐왔는데 어떻게 예뻐해주지 않을 수 있겠어? 유아한테 애 낳으라고 하는 것도 다 너를 위한 거잖아. 그리고 내가 지금은 아이 봐줄 수 있지만 앞으로 내 몸이 여의치 않으면 누가 네 아이를 봐주겠니?" "아이는 천천히 가지면 안 될까요?" 고선호가 담담한 눈으로 김순자를 보며 물었다. 그 말을 들은 나유아가 고선호를 바라봤다. 사실 그녀도 그가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건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나유아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그가 아이를 낳겠다고 해도 나유아는 돌볼 시간이 없었다. "결혼한 지 3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거야?" 김순자가 고선호를 쏘아보며 말했다. "유아 혼자 아이 낳는 것도 아니니 아무리 유아 닦달해 봤자 소용없어요." 고선호가 이젠 대놓고 말했다. 김순자도 그제야 자신의 손주가 나유아와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나유아를 힐끔 바라본 김순자는 곧 고선호가 나유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그녀도 고선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가 나유아를 좋아해서 그녀와 결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김순자도 알고 있었다. "너랑 마음 터놓고 얘기 좀 하고 싶은데 네가 자꾸 바빠서 집에 들르지도 않잖아. 할머니는 너랑 얘기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김순자가 그제야 마음이 풀린 듯 다정하게 고선호를 바라봤다. 그 모습을 본 나유아가 알아서 등을 돌렸다. 고선호가 허락하기도 전, 병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병실 밖으로 나온 나유아는 복도에 있던 심호현과 배지혜를 보게 되었다. 한 사람은 의자에 앉아 있었고 한 사람은 벽에 기대어 있었다. 배지혜는 궁금한 것 천지였지만 심호현에게 물어도 그는 아무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병실을 나서는 나유아를 본 그녀가 다시 궁금하다는 듯 나유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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