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한 통의 전화가 강리아의 환상을 산산조각 냈다.
그녀의 손은 그대로 허공에 멈췄다. 강리아는 호수처럼 고요한 낯빛으로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혼자 먹어. 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가볼게.”
박시후는 강리아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그저 그녀가 여전히 강승재의 일로 걱정하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그녀를 몇 번 더 보고 나서야 돌아서서 떠났다.
이내 현관문이 닫히고 남자는 서둘러 나가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
초조함 가득한 얼굴로 그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여자를 향해 달려갔다.
국수를 끓이던 불이 꺼지지 않았기에 국수는 죽처럼 끓어오르며 ‘꾸륵꾸륵' 소리를 냈다.
강리아는 불을 끄고 한 입도 먹지 않은 채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입가에는 자조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어떻게 박시후가 그저 면 한 그릇 끓였을 뿐인데 내 걱정을 들어줄 좋은 남편이라는 생각을 했지? 왜 이렇게 쉽게 빠져드는 거야. 멍청하게.’
...
시온 그룹.
회사의 주주들은 각자 다양한 속내를 품고 있었는데 그 중 절반만이 박시후에게 충성스러웠다.
철저히 박지후의 뜻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간 임지유는 그들에게 있어 큰 논란이었다.
박시후를 불만스러워하는 이들은 지금 연합하여 임지유의 해고를 요구하고 있었다.
사건이 크게 번지는 바람에 회사 입구에는 많은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방송을 해댔다.
박시후의 차는 빠르게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고 손정원이 이미 지하 1층 엘리베이터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상황이 어때?”
손정원은 그를 맞이하여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며 보고했다.
“주주들은 임 대표님이 직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상황에서 사직을 장난으로 여긴다며 회사는 그런 부사장이 필요 없다는 의견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면서 좁은 공간은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박시후는 소매를 정리하며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반란을 일으키겠다는 거군.”
손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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