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장
박시후는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주머니 속 손을 꽉 움켜쥐며 당장이라도 강리아를 붙잡아 호되게 혼내주고 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잠시 후 그는 감정을 억제하고 기세를 거두며 임지유의 체면을 세워주기로 했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임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허나영에게 손짓했다.
“우선 위층으로 올라가서 치수를 재보죠.”
허나영은 서둘러 그녀를 따라 위층으로 향했다.
강리아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조용히 뒤따랐다.
“지유 씨, 이 집 인테리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허나영은 계단을 올라갈수록 감탄을 연발했다.
처음 집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인테리어 스타일이 독특하다고 느꼈다.
흔히 볼 수 있는 클래식하거나 모던한 스타일과는 달리 독특한 감각이 돋보이는 개성 넘치는 스타일이었다.
이런 스타일은 디자인 업계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
“난 별로예요.”
임지유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법이기에 허나영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어차피 박시후는 돈이 많으니 다시 리모델링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물었다.
“이 집 원래 지유 씨 남자 친구가 인테리어 한 거예요?”
임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랬을 거예요.”
“어느 디자인 회사에 맡긴 건지, 어느 디자이너가 했는지 알아요?”
허나영은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기에 색감이나 배치에 관해 얘기해 보고 싶었다.
“어디서 찾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임지유는 그녀 뒤를 따라오는 강리아를 힐끔 쳐다봤다.
사실 임지유는 이 집의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몰랐다.
하지만 집 곳곳의 세세한 디테일을 보아 강리아의 손길이 닿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 디테일은 하나같이 정성과 기대가 담긴 흔적이었다.
그런데 이제 임지유는 그 기대를 무너뜨리고 자신의 손으로 완전히 부숴버릴 작정이었다.
허나영은 간청하듯 말했다.
“시간 되면 남자 친구분한테 꼭 물어봐 주세요. 누가 디자인했는지 정말 궁금해요!”
“알았어요, 시간 되면 물어볼게요.”
임지유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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