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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지난번 사모님께서 서유나 씨, 서유준 씨와 함께 등산을 다녀오셨습니다.” 손정원이 사실대로 보고한 후 잠시 망설이며 더 말할지 고민했다. “서유준이 이번에 돌아온 후 어떤 동향이 있는지 확인해 봐.” 박시후는 이유 없이 강리아와 서유준이 함께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강리아가 서유준과 이야기할 때 보여준 온화한 태도는 오랫동안 그의 앞에서는 본 적 없는 모습이었다. 결국 그가 강리아를 너무 풀어준 것 같았다. 자기 남편에게는 차갑고 무심하면서도 다른 남자에게는 훨씬 다정한 태도를 보이다니. “서유준 씨는 서씨 가문 사업을 물려받은 뒤 블루오션 디자인 회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손정원은 강리아가 블루오션에 입사한 것을 알았을 때 이미 서유준을 철저히 조사했었다. 알고 보니 서유준은 이미 오래전부터 블루오션을 동업자와 함께 설립했으며 강리아 때문에 회사를 인수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을 거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유준이 오늘 여기 나타난 것을 보고 그는 다시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실내 디자인?” 박시후는 예리한 직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어젯밤 강리아를 봤을 때 입고 있던 정장을 떠올렸다. 눈빛이 더욱 어두워지며 깊은 분노가 밀려들었다. “강리아가 일하고 있어?” 손정원은 돌려서 말했다. “지난번에 이미 조사해서 보고드렸지만 대표님께서 자료를 버리셨습니다.” 박시후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그렇다면 어젯밤 그녀가 자신을 유혹하려던 게 아니라 퇴근하자마자 온 것이었다는 말인가? 그래서 그렇게 울고 억지로 끌려온 듯한 태도를 보였던 것인가? 그녀를 건드린 자신이 오히려 그녀를 모욕한 셈인가? ‘대체 누구를 위해 이토록 자신을 아끼고 있는 건데?’ 박시후가 이를 악물자 턱선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냉랭한 눈빛으로 차창 밖의 네온사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억눌린 분노가 가득했다. 박시후는 강리아의 경력을 전면 차단하라고 지시했었다. 그런데 그녀가 블루오션에서 일하게 된 것은 서유준이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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