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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박시후는 이혼 협의서를 스쳐보더니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었다. 텅 빈 것 같던 마음 한구석에 조소로 가득 찼다. “이런다고 내가 강승재를 구해줄 거라 생각해? 너희 강씨 가문 사람들은 다들 생각이 없는 거야?” 강리아는 전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건 승재 일이랑 상관없어요.” 박시후는 몸을 굽혀 협의서를 들어 몇 장을 넘기다가 재산 분할 항목에서 멈췄다. 지난번 이혼 때는 이혼 협의서 절차가 없었기에 만약 바로 이혼 증명서를 발급받으면 강리아는 빈손으로 나가야 했다. 그런데 이번엔 10억을 요구했다. 박시후는 얼굴에 조소를 띠며 협의서를 다시 내려놓았다. “또 새로운 수작이네. 끝이 없구나. 이번엔 뭐가 필요한데?” “이혼은 시후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복잡하지 않아요. 딱 글자 그대로의 의미예요.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강리아는 그가 매번 ‘무리한 요구’나 ‘생떼’로 몰아가며 그녀의 진심을 왜곡하는 게 치가 떨렸다. 그녀는 단지 이혼을 바랄 뿐인데 말이다. “강리아, 너무 과하면 재미없어.” 박시후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한 대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불빛이 순간적으로 그의 굴곡진 얼굴을 비추며 눈가의 세세한 주름까지 뚜렷하게 드러냈다. 성숙한 남자만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모습에 강리아는 고작 한 번 그를 바라봤을 뿐인데 마음이 찔린 듯 아파왔다. “난 사랑도 감정도 없는 결혼생활을 하며 남은 삶을 보내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녀는 박시후의 사랑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절대 그런 걸 줄 리가 없었다. 이 말을 내뱉는 순간 더 큰 치욕만 떠안을 게 뻔했다. 그는 그녀가 원하는 게 뭔지 신경도 쓰지 않고 단지 그녀가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만 확인하고 싶어 했다. 그는 담배 연기를 손으로 털어내며 아직 다 피우지도 않은 담배를 꺾어 꺼버렸다. “도대체 뭘 원하는지 똑바로 말해. 내가 너한테 빚이라도 진 것처럼 굴지 마.” 그는 이혼 협의서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 그녀를 대수롭지 않게 흘겨본 뒤 문 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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