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예전의 강리아였다면 당연히 박시후가 자신을 좋아해서 한 결혼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강리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모르겠어요.”
“네가 다른 여자랑은 다르게 말을 참 잘 들었거든.”
박시후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애써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박시후는 꼬치꼬치 캐묻고 사소한 일로 다투는 여자가 싫었다.
내조를 잘해주는 여자가 필요했고 지난 2년 동안의 강리아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어디에서 뭘 하는지 묻지도 않았고 하는 일을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박시후 역시 공과 사를 잘 나누어 집에 돌아오면 평범한 남편의 역할을 했다.
잠자리는 그래도 잘 맞는 편이라 할 수 있었다. 강리아 체력이 조금 떨어지는 걸 제외하면 부부로 살아가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박시후가 알지 못했던 건... 박시후는 잠자리를 제외하고는 아주 빵 점 자리 남편이었다.
뜬금없는 질문에 강리아는 몸을 돌려 가만히 박시후를 바라보았고 얼굴이 점점 하얗게 질렸다.
박씨 가문 사람들은 장수경과 강성한이 어떤 사이인지 잘 알고 있었다.
두 가문은 오랜 세월 함께했고 박시후와 강리아의 혼인은 할아버지 세대가 미리 정해놓은 것이었다.
강성한은 남존여비 사상이 강했고 인성 문제로 강성한과 박성균 사이는 차츰 멀어졌었다.
박시후는 강리아가 장수경처럼 남편에게 꽉 잡혀 살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강리아와 결혼했으며, 강리아가 자신과 임지유의 관계에 간섭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강리아는 그저 얌전히 박씨 가문 사모님으로 조용히 살아갈 줄만 알았다.
“그럼 내가 왜 이혼하자고 했는지 알아?”
강리아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박시후는 한참 침묵을 유지했다. 강리아가 이혼을 하게 된 이유를 정말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애초에 관심이 없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자 강리아가 입을 열었다.
“난 다른 여자들과 다를 게 없어요. 사랑이 없는 결혼은 필요 없고 시후 씨 욕구를 채워주는 도구가 되고 싶지도 않고, 시후 씨 불륜의 방패막이 되고 싶지도 않아요!”
강리아는 울분을 담아 외치듯 전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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