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장
핸드폰이 다시 울리자 서유준은 차에 올라 전화를 받았다.
“오늘 선보기로 했잖아. 왜 상대 바람맞혔어?”
채근하는 듯한 서도원의 목소리는 전화를 너머에서도 귀에 콕 박혔다.
서유준은 얼른 안전벨트를 매고 부드럽고도 청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 처리할 게 있어서요. 바람맞힌 건 아니에요. 미리 전화했어요.”
서도원은 서유준의 변명을 듣지 않았다.
“약속시간 30분 남겨 두고 못 간다고 하면 바람맞히는 거랑 뭐가 달라?”
“저 맞선에 관심 없어요.”
서유준은 결국 솔직히 말했다.
“요즘 연말이라 일이 바빠요. 그러니까 더 이상 선 자리 알아보지 마요.”
“맞선에 관심 없는 거니? 상대에게 관심 없는 거니?”
서도원은 이미 눈치챈 듯 단번에 꼬집었다.
“갑자기 출국하더니 또 갑자기 귀국이라니. 딱 봐도 여자 때문이지. 왜? 상대 형편이 많이 안 좋아? 비슷한 수준이 아니야? 그래도 한번 대려와 봐. 나랑 네 엄마도 봐야 할 거 아니야. 우리 이래 봬도 개방적인 사람이야. 조건은 맞지 않아아도 돼.”
서유준은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딱딱하게 대답했다.
“그것보다도 더 개방적이어야 할 거예요.”
서씨 가문처럼 있는 집안이 아니라 평범한 집안이라도 한 번 다녀온 여자를 며느리로 들이면 뒤에서 말들이 많을 테니까.
때문에 충분한 확신이 없는 한 그는 이 오래 된 감정을 그저 마음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다.
이건 강리아를 지켜주는 길이기도 했다.
서도원은 그 말에 몇 초간 멍해 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더 개방적이라는 게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장애인인가? 아무 못생겼나? 그것도 아니면... 뭐 결함이 있나?’
“늦었는데 일찍 주무세요.”
서유준은 전화를 끊으며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서유나가 말했던 그와 서도원의 갈등은 서도원이 아들 결혼을 재촉하기 위해 일으킨 소동이 맞았다.
이 정도로 일을 크게 벌였다는 건 부모님 마음이 여간 조금한 게 아니라는 것도 충분히 설명했다.
이 상황에서 그가 계속 행동을 취하지 않고 두 분 말을 듣지 않는다면 맞선을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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