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장
박시후는 가족들이 휴대폰 화면을 제대로 보기 전에, 한 손으로 빠르게 낚아챘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깊고 어두웠고, 영상 속 장면을 바라보며 점점 더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 이유는 영상과 사진 속 인물이 명백히 그와 임지유였기 때문이었다.
“박시후!”
오미연은 그가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자, 사실임을 직감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에 왜 해명을 안 해!”
최여정은 허벅지를 내리치며 탄식했다.
“너희 아빠는 사랑꾼이라 쳐도, 너는 반이라도 닮았을 줄 알았더니... 결국엔 이런 사고를 치는구나!”
박성균은 비교적 이성적이었다. 그는 성급히 결론을 내리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
“어머니, 여보, 아직 확실한 건 없어요. 서두르지 말고 상황을 제대로 알아봐야죠.”
그의 말 한마디에 최여정과 오미연의 분노는 순식간에 그에게로 옮겨갔다.
두 사람은 곧바로 그가 평소 박시후에게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강리아는 두 손으로 치마 끝을 꼭 움켜쥐었고 맑은 눈동자는 여전히 박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 한편에서는 아직도 그가 무언가 해명해 주길 기대하고 있었다.
비록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최소한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끼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는 그저 눈썹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턱선이 더 굳어질 뿐이었다.
그것은 분명히 치부를 들킨 사람의 당황과 분노였다.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이 일은 제가 확실히 설명하겠습니다.”
박시후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뒤 강리아 앞으로 다가와 그녀를 벌떡 일으켜 세웠다.
“우린 나가서 따로 얘기해.”
‘얘기할 게 뭐가 남았는데?’
강리아는 그의 힘에 저항할 수 없었다.
박시후는 그녀를 억지로 끌고 저택을 빠져나갔다. 그는 강리아의 옷 주머니에서 차 열쇠를 꺼내더니, 그녀를 마이바흐 조수석에 밀어 넣었다.
차 문이 닫히자, 잠금장치가 내려갔고 그는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걸며 거침없이 액셀을 밟았다.
마이바흐는 집 앞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