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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1장

원래 강리아 집에서 저녁을 얻어먹을 생각이었던 서유나는 짐만 놓고 황급히 도망쳤다. “너 진짜 대회 나간 거 맞아?” 장수경은 서유나가 짐을 들고 온 걸 보며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설마 나 두고 서유나랑 여행 다녀온 건 아니지?” 강리아는 무거운 캐리어를 끌며 거침없이 대답했다. “엄마는 또 왜 돌아왔어요?” “왜긴. 네 아빠가 승재 병원비라도 내줄 것 같아? 결국 네가 아니면 누가 해 주겠어.” 장수경은 작은 가방 하나만 들고 있었다. 강성한 집에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온 모양이었다. 결국 또 강리아에게 기대려는 속셈이 뻔했다. 하지만 강리아가 박시후와 이혼하면 장수경은 다시 강씨 가문으로 돌아갈 게 뻔했다. 그전까지는 강리아가 무슨 말을 하든 들을 리 없었다. 괜히 입만 아플 걸 알기에, 강리아는 굳이 말을 이어가지 않았고 그저 묵묵히 짐을 정리하고 집 안을 청소했다. 장수경도 가만히 있지 않았고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시후랑 요즘 연락 안 해?” 강리아는 청소를 끝내고 식탁에 앉았다. 장수경은 막 내온 국수 두 그릇을 식탁에 올리며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 대답하지 않으면 밥도 주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연락은 안 했어요. 근데 오늘 아침에 잠깐 만나긴 했어요.” 강리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장수경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젓가락을 내밀었다. “그랬어? 얼른 먹어. 시후랑 관계 좀 회복하면 기회 봐서 다시 들어가야지...” 또 똑같은 이야기였다. 강리아는 이미 수백 번 들었던 말이라 대꾸조차 하지 않았고 그저 고개를 숙인 채 따뜻한 국수를 한입, 두 입 넘겼다. 그러자 뜨끈한 국물이 차가운 속을 천천히 데워 주었다. 실측 작업은 예상보다 잘 진행되었다. 강리아는 그날 이후로도 디자인 도면 작업에 몰두했다. 그녀의 첫 번째 고객인 만큼, 더욱 공을 들였다.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와 디자인을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 월요일, 그녀는 완성된 도면을 류가연에게 전달했다. 류가연은 몇 가지 의견을 제시했지만 전체적인 디자인과 색감에는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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