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장
서유준의 표정은 어둠 속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강리아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감출 수 없는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그는 꿀물을 조용히 내려놓고, 말없이 방을 나갔다.
강리아는 소파에 엎드린 채, 텅 빈 시선으로 천장을 바라봤다.
‘내가 왜 박시후를 만나러 가야 하지?’
대회를 다시 참가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없진 않았지만, 그녀는 그에게 휘둘리는 게 지긋지긋했다.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가는 느낌은 언제나 불편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해본 적은 없지만, 자본의 냉혹함에 대해서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더 싸워도 이길 수 없다는걸 이미 깨달았다.
강리아는 지금까지 겪었던 불만과 좌절을 이혼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까지 묻어두기로 했다.
‘저들이 나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될 때까지 묻어두자... 난 이렇게 오래 참았는데, 박시후를 하룻밤 기다리게 하는 게 뭐 대수라고!’
강리아는 휴대폰을 꺼버리고 꿀물을 마신 후, 침실로 들어가 서유나 옆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다음 날 아침,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서유나의 활기찬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리아야! 눈 왔어! 완전 많이 왔어!”
서유나는 거실에서 뛰어 들어와 커튼을 확 열어젖혔다.
어둑했던 방이 한순간에 환하게 밝아졌다.
강리아는 갑작스러운 빛에 눈을 찡그리고 팔꿈치를 짚고 일어나 눈을 비비며 창밖을 바라봤다.
두꺼운 가지 위에 폭신하게 쌓인 눈, 하늘에서는 커다란 눈송이들이 계속해서 내려왔다.
강리아는 베개 밑에서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7시도 되지 않은 이른 아침이었다.
그녀는 다시 이불 속으로 몸을 파묻으며 투덜댔다.
“눈 내리는 게 그렇게 신기해?”
“저번에 눈 왔을 땐 감기 걸려서 밖에 나가지도 못했잖아. 이번엔 나가서 눈 좀 만지고 싶어!”
서유나는 침대 위로 폴짝 뛰어올라 강리아를 꼭 끌어안았다.
“오늘 하루 쉬자! 우리 지금 나가서 눈 구경 가자! 어때?”
강리아는 이불 속에 얼굴을 파묻은 채 낮게 중얼거렸다.
“난 출근해야 해. 너 혼자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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