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장
“방금 식사했으니 소화할 시간을 좀 드리죠.”
연제하는 포기하지 않았다.
“강리아 씨, 그냥 가볍게 이야기 나누는 겁니다.”
하지만 그의 ‘가벼운 이야기’는 강리아의 가슴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동생의 치료비 정도는 신경 쓰지 않을 거라는 말... 결국 박시후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돌려 말하는 거잖아?’
강리아는 병상 옆 의자에 조용히 앉았다.
“의사 선생님, 전 지금 제 감정을 논할 여유가 없어요. 오직 제 동생이 빨리 회복되길 바랄 뿐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승재 씨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줬다면, 감동해서 결혼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연제하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녀가 ‘그럴 수도 있다’고 하면, 박시후의 이름을 당당히 외칠 참이었다.
하지만 강리아는 어이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다가 짧게 답했다.
“아니요.”
“그래요? 박...”
연제하가 끝까지 말을 잇기도 전에 그의 휴대폰이 불현듯 울렸다. 그 벨소리는 마치 다급한 신호처럼 들렸다.
연제하는 화면을 확인한 뒤, 본능적으로 강리아를 힐끗 바라보고는 병실 밖으로 나갔다.
그는 평소에도 말을 잘 이어가는 사람이었다. 강승재 치료를 진행할 때마다 화제를 던지며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곤 했다. 그래서인지 강리아는 그의 오늘 질문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5분 후, 다시 돌아온 연제하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얼굴에는 알 수 없는 기색이 떠돌았고 눈썹 사이에는 답답함이 서려 있었다.
“조금 있으면 조수가 필요한 물품을 가져올 겁니다. 치료 준비합시다.”
그는 원래 중재자가 되려 했지만 박시후가 걸어온 한 통의 전화가 그의 역할을 강제로 종료시켜 버렸다.
보통 나쁜 짓이라면 숨기기 마련일 테지만, 박시후는 착한 일을 하면서도 꼭꼭 숨기려 했다.
연제하는 박시후가 강승재의 치료를 도운 사실을 숨기려는 결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통화 내내 그를 설득하느라 4분 40초를 써버렸지만 박시후는 단 한 마디만 반복했다.
“너 함부로 입을 놀리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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