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장
강리아가 박시후의 전화를 받은 건, 혹시라도 받지 않으면 그가 사람들을 무시하고 찾아올까 봐서였다.
대회 기간 참가자와 스폰서 혹은 심사위원의 관계는 민감한 문제였다. 사소한 오해라도 생기면 ‘내부 거래’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박시후는 짧고 모호한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통화종료 신호음이 귓가를 때렸다. 강리아는 잠시 멍해졌다가, 꺼진 화면을 힐끗 보고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택시를 기다렸다.
차량이 부족한 탓인지 호텔 보안팀이 같은 방향의 사람들을 모아 합승을 주선했다. 덕분에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차를 잡을 수 있었다.
강리아는 같은 방향으로 가는 두 명의 남자 디자이너와 함께 차에 탔다. 그녀의 집이 가장 멀었기에 먼저 그들을 내려주고 마지막으로 보미안 아파트에 도착했다.
마침 러시아워 시간대라 길이 막혔던 터라, 박시후가 전화를 걸었던 순간부터 그녀가 차에서 내리기까지 어느새 두 시간이 흘러 있었다.
단지를 향해 걸어가던 그녀의 뒤에서 갑작스러운 급브레이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적막한 겨울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에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검은 차에서 내린 박시후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담뱃불이 번쩍하고 켜지더니, 그는 담배를 깊이 빨아들였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이, 그의 강렬한 시선이 그녀를 관통했다.
그 시선에 발이 묶인 듯, 강리아는 움직일 수 없었다.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 속에서 두 사람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분명했다.
‘물론 축하하려고 온 건 아니겠지...’
주머니 속에서 강리아는 초대장을 꼭 쥐고 잠시 고민하더니 결국 천천히 그를 향해 다가갔다.
“여기까지 무슨 일이세요?”
“커셔 디자인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
그녀가 다가오자, 박시후의 얼굴에서 약간의 노기가 사라졌다.
‘한 시간이나 찾아 헤맸더니 결국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타고 온 거야?’
강리아는 고개를 숙인 채 발끝의 작은 돌멩이를 툭 찼다.
“우승하고 싶죠.”
대회에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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