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장
“너무 갔다 싶지? 울면 뭐 해? 이제 후회돼? 응?”
박시후의 말투는 그닥 좋지 않았다. 강리아가 우는 걸 보니 왠지 모르게 짜증이 치밀었으니까.
그때 정신을 번쩍 차린 강리아는 손을 들어 뺨에 남은 눈물자국과 그렁그렁한 눈 밑을 쓱 닦아냈다.
“여긴 어떻게 왔어요?”
“오늘 무슨 날인지 잊었어?”
박시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강리아를 바라봤다.
매년 박씨 가문이 검진을 받는 날은 정해져 있다. 강리아도 휴대폰에 나온 시간을 확인한 후에야 그 사실이 떠올랐다.
“강리아. 머리를 쥐어 짜며 이런 우연을 만들 바에는 차라리 고분고분 사과해. 행동으로 잘못을 빌라고. 알았어?”
그때 박시후의 긴 눈매는 링거에 멈추었다. 투명한 액체가 거의 바닥을 드러내자 그는 얼른 호출 버튼을 누르고 몸을 돌려 벽에 기댄 채 간호사를 기다렸다.
워낙 머리가 어지러웠던 강리아는 박시후의 뜬금없는 행동에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박시후의 말투를 들어 보니 그는 자기가 일부러 몸을 망가뜨리고 병원에 와서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만들었다고 오해를 하는 모양이었다.
‘내가 미친 것도 아니고.’
아픈 게 얼마나 괴로운데. 강리아는 아픈 걸 가장 두려워한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아플 때면 돌봐줄 사람이 없었으니까.
약을 바꾸러 왔던 간호사는 벽에 기대선 박시후를 보고 살짝 놀라더니 빈 링거병을 교체한 뒤 속도를 조절하면서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분이 남편인가 봐요? 두분 너무 잘 어울려요.”
재력과 지위를 차치하고서라도 박시후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훌륭한 조건을 가진 남자였다.
190에 가까운 훤칠한 키, 준수한 외모, 게다가 건장한 체격까지. 그야말로 상남자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어디를 가나 그는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박시후는 강리아를 곁눈질하며 속으로 이게 강리아의 목적이구나 생각했다. 기회를 이용해 다른 사람한테 그들이 부부라는 걸 알려주려는 목적.
하지만 놀랍게도 강리아는 이내 해명했다.
“아니에요. 평범한 친구예요.”
“평범한 친구인데 링거 맞으러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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