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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장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장수경이 벌떡 일어나 강리아를 내려다봤다. “강리아, 너 미쳤어? 세상에 바람 안 피우는 남자가 어디 있어? 집까지 끌어들이지 않고 네 사모님 자리 흔들지 않았으면 됐지. 넌 무슨 요구가 그렇게 많아?” 장수경이 너무 대뜸 화를 낸 탓에 강리아는 한동안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 언제부터 배우자가 바람 피우지 않기를 바라는 게 터무니없는 일이 되었지? “우리 집과 네 상황부터 봐. 박 서방 같은 사람을 만난 게 우리한테 얼마나 큰 행운이고 다시없을 기회인데. 어쩜 그런 제대로 하는 게 없어? 네 아빠가 이 일을 알면 분명 너를 때려 죽이려 들 거야!” 장수경은 강리아가 마치 용서받을 수 없는 천하의 나쁜짓이라도 한 것처럼 펄쩍 뛰며 화를 냈다. “그럼 때려 죽이라고 해요.” 강리아는 고개를 숙인 채 뜨거운 생각차를 호호 불었다. 그 순간 안개가 피어올라 눈앞이 흐려졌다. “지금 때려죽여 봐야 뭔 소용 있어?” 장수경은 소파에 털썩 앉으며 또다시 머리를 굴렸다. “네가 이혼하자고 할 때 박 서방은 너 안 잡았어?” 강리아는 몇 초간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안 잡았어요.” 장수경은 입을 벙긋거리며 뭔가를 더 말하려고 했지만 아무 말없이 눈시울을 붉히는 강리아를 본 뒤 입을 꾹 다물었다. 박시후처럼 훌륭한 남자를 강리아가 안 좋아할 리 없다. 미련이 안 남는다면 거짓말이다. 아마 두 사람은 그저 배려와 양보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됐어. 얼른 마시고 일찍 자자.” “네.” 강리아는 이 대화를 끝내고 잔소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 장수경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다. 저녁이 되자 강리아는 객실을 정리해 장수경에게 내어 주었다. 장수경 일 때문에 저녁 먹을 기분이 아닌 두 사람은 생강차를 마신 뒤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이윽고 방에 들어온 장수경은 강성한에게 전화해 강리아가 이혼하려는 원인과 현황을 모두 털어 놓았다. “이게 무슨!” 역시나 강성한은 격노했다. “여보, 화부터 우선 가라앉혀요. 나한테 두 사람 화해시킬 방법이 있어요. 하지만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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