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장
강리아의 눈빛은 매우 복잡했고 얼굴에는 저도 모르게 미련과 아쉬움이 떠올랐다.
“강리아.”
그때 남자의 목소리가 머리 뒤에서 떨어졌다.
흠칫 놀라 고개를 번쩍 들어 올렸더니 그제야 계단 모퉁이에 서 있는 희미한 실루엣이 누에 들어왔다.
남자의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는 천천히 타들어 갔는데 그 불빛과 음울한 얼굴은 마침 대비를 이루었다.
어둠 속에서 매와 같은 날카로운 시선이 강리아의 뺨에 떨어졌다.
그 순간 강리아의 머릿속은 ‘쿵’하고 폭발해 버렸다.
‘다 들은 걸까?’
‘아직 이혼 얘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생각지도 못했는데.’
강리아는 일순 너무 당황했다.
하지만 박시후가 볼 때 그 당황함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거나 다름없어 보였다.
‘우습고 멍청한 여자 같으니라고.’
‘또 이혼을 들먹여?’
아직 에덴 가든을 불태운 것도 책임을 묻지 않았는데 먼저 기분 나쁜 티를 내다니.
박시후는 담배를 눌러 끄고는 소매를 걷어붙이며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왔다.
텅 빈 복도에서 박시후의 발소리는 유독 선명했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려올 때마다 강리아의 심장도 따라서 쿵쾅거렸다. 그러다 박시후가 자기 앞에 멈춰 서자 강리아는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시후 씨, 우리 이혼해요. 지금 당장 이혼 합의서... 읍!”
“이유가 뭐지?”
박시후의 긴 손가락은 강리아의 턱을 힘껏 틀어쥐었다.
결국 벽까지 밀려난 강리아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더 이상 시후 씨를 사랑하지 않아요.”
박시후는 이를 악문 채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그럼 누구를 사랑하는데? 서유준?”
“유준 오빠랑은 상관없어요!”
강리아는 흠칫 놀랐다. 보아하니 박시후는 자기가 서유준과 통화하는 걸 들은 게 틀림없었다.
강리아는 서유준을 끌어들이지 않으려고 다급히 설명했다.
“임지유 때문이에요. 임지유를 신혼집에 들이고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거 다 알아요. 증거도 있어요.”
“참 치졸한 이유네.”
박시후는 강리아가 이혼을 원하는 게 서유준 때문이라고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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