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장
“강리아가?”
박시후는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럴 리 없어.”
결혼 2년 차가 되었기에 박시후는 강리아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강리아가 겁이 얼마나 많은데, 사람이 있는 집에 방화를 저지르는 일을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강리아는 그럴 이유가 없다.
“거실 CCTV는 타버렸지만 정원 CCTV는 망가지지 않았어요. 리아 씨가 여기서 열쇠를 찾아 문을 열고 1층부터 2층까지 불을 지핀 거예요. 분명 저한테 뭔 오해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임지유는 추위에 얼어 코가 막혀버렸고 눈 밑에는 물기가 서려 있었다. 비록 서럽고 억울했지만 임지유는 괜찮은 척 애써 말했다.
“괜찮아요. 어쨌든 다치지 않았으니까. 문제는 얼마 전에 사인했던 계약서들이 모두 서재에 있는데 다 타버렸어요. 만약 협력업체가 우리를 협조해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지 않으면 수천억의 손실을 보게 될 거예요...”
박시후의 얼굴은 순간 잿빛이 되었다. 그는 더 이상 강리아가 대체 무슨 오해를 했기에 임지유를 괴롭히는 것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머릿속에 온통 계약서뿐이었다.
“시후 씨...”
그때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리더니 임지유의 몸이 휘청거렸다. 이윽고 몸에 걸치고 있던 담요가 떨어지더니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쓰러졌다.
박시후는 허리를 굽혀 임지유를 안아 차에 옮기고는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이런저런 검사를 한 뒤 10분도 안 되어 의사는 임지유가 몸이 얼어 쓰러졌다는 진단을 내렸다.
임지유가 영하 십몇도 되는 날씨에 얇은 슬립 차림으로 몇 시간이나 서 있었다는 걸 들은 의사는 얼어 죽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했다.
상황을 수습하고 임지유를 일반 병실로 옮기고 나니 날은 어느새 밝아 있었다.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 박시후는 복도 끝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우연히 통화 소리를 엿들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강리아였다.
강승재는 이미 일반 병실로 옮겨졌으나 그 옆을 밤새도록 간호한 탓에 강리아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유준은 박시후가 병원에 있다는 걸 알기에 더 이상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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