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장
한겨울 밤, 매서운 바람이 거리를 휩쓸었다.
강리아의 가녀린 몸으로 버티며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마이바흐 안의 두 사람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임지유는 보란 듯이 박시후 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였다. 그 각도는 누가 봐도 그의 뺨에 입을 맞추려는 듯 보였다.
그 장면은 마치 거대한 돌덩이처럼 가슴 깊숙이 내려앉았다.
그녀는 찬 바람 때문에 시린 눈을 몇 번이고 깜빡였다. 그러나 아무리 바람이 불어와도 그 장면을 지나칠 수 없다는 듯 계속 그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박시후는 그녀를 보지 못한 채, 빠르게 차를 몰고 사라졌다.
강리아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임지유는 여유롭게 자세를 바로잡았다.
조수석 아래쪽을 뒤적이던 그녀는 작은 립스틱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 립스틱 한참 찾았는데... 잃어버린 줄 알았더니, 시후 씨 차에 있었네?”
박시후는 무심하게 블루투스 이어폰을 끄고는 미소를 거두었다.
립스틱을 본 순간 머릿속에는 강리아가 이 립스틱을 봤다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걱정되었다.
“다음엔 흘리고 내지 않게 조심해.”
“알겠어.”
임지유는 립스틱을 가방에 넣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어떡해! 큰일났어! USB를 회사에 두고 왔나 봐!”
달리던 차가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
박시후는 차를 길가에 세우더니,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은 채 창문을 반쯤 내렸다.
그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며 말했다.
“뛰어가서 갖고 와.”
“금방 다녀올게!”
임지유는 활짝 웃으며 차에서 내리더니 빠르게 길을 건너 회사 건물로 향했다.
안개처럼 희뿌연 찬 공기 속에서 강리아는 여전히 차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긴 속눈썹 끝에는 작은 서리가 맺혀 있었다.
그 순간, 붉은 롱드레스를 차려입고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임지유가 눈에 들어왔다.
완벽하게 풀메이크업까지 한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려 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천천히 걸으며 강리아의 눈을 마주 보았다.
“강리아 씨, 대표님께 저녁을 가져다주신 거예요? 제가 대신 전해 드릴까요? 어차피 저녁은 저랑 함께 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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