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장
임지유는 강리아의 태도에 속이 뒤집혔다. 분명히 사모님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줄 알았는데, 끝까지 그런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녀도 참지 못하고 날을 세웠다.
“시후한테 쓸데없는 정성 들이지 말고, 차라리 동생이나 잘 챙기세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제 동생이요?”
강리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그녀는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더니 단호하게 물었다.
“그 말 무슨 뜻이에요?”
“별 뜻은 없어요. 시후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만 가볼게요.”
임지유는 이마 쪽으로 내려온 잔머리를 정리하며, 강리아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짧은 정적이 흐른 뒤, 그녀는 가볍게 돌아서 길모퉁이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박시후의 차가 시야에 들어오자, 가방에서 USB를 꺼내 들며 빠르게 걸음을 재촉했다.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던 강리아는 임지유가 길모퉁이 너머로 사라지는 순간, 손에 든 보온 용기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그 후, 곧바로 차에 올라 강주시립병원으로 향했다.
불현듯 가슴 한쪽이 시큰거렸고 불안감이 온몸을 타고 퍼졌다. 강승재를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밤 10시, 강주 시립병원.
강리아는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서둘러 병실로 향했다.
이 시간에는 대부분의 의사가 퇴근한 후였다. 야간 근무 중인 간호사조차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
긴 복도를 조용히 지나, 강승재의 병실 앞에 도착했을 때 문은 살짝 열려 있었다.
병실 안에는 보호자 침대가 정면으로 보였고 간병인은 이미 누운 상태였다.
그녀는 조심스레 발끝을 세워 병실 안쪽을 살폈지만, 침대의 절반밖에 보이지 않아 강승재의 두 다리만 희미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다리를 가지런히 뻗고 있는 모습이었고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그제야 강리아는 미세하게 숨을 내쉬었다.
몇 초 동안 손잡이를 잡고 서 있던 그녀는 결국 문을 열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
‘아무 일도 없는 거겠지? 임지유가 내 신경을 건드리려고 의미심장한 척 말해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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