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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장

박시후는 문득 옆에 앉아 있는 ‘자기 아내’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녀를 이곳에 데려온 것이 정확히 어떤 감정 때문인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었지만, 강리아가 분위기를 잘 맞춰 주는 모습에는 꽤 만족스러웠다. 그때 서유준이 짧은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저,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입니다.” “어휴! 우리는 네 결혼 문제 때문에 속이 타들어 가고 있는 거 알아?” 부현미는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사업이야 평생 해야 하는 거지만, 인연은 기다려주지 않는 법이야! 너무 늦게 깨닫고 후회하면 어쩌려고!” “아줌마 말씀도 맞지. 유준아, 너도 이제 가정을 먼저 고민할 때가 된 것 같은데?” 박시후는 태연한 얼굴로 부현미의 말에 덧붙였다. 그의 말은 단순한 조언처럼 들렸지만, 서도원과 부현미의 귀에는 전혀 다르게 들렸다.두 사람은 박씨 가문이 서씨 가문의 부동산 산업 진출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서도원은 즉시 화제를 돌렸다. “이 녀석이 원래 핑계 대는 건 또 수준급이라. 솔직히 결혼할 생각도 없으면서! 혹시 박씨 가문에서 좋은 인연이 있으면 소개라도 좀 해주세요.” “그 전에 유준이 신붓감으로 어떤 기준을 가졌는지부터 밝혔으면 좋겠는데요? 어느 정도 수준이 맞는 상대를 원하는 거겠지?” 박성균이 차분하게 끼어들었다. 부현미는 입술을 달싹였다. 그녀가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서유준이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서로 잘 맞는 사람이면 됩니다.” “그래? 그렇다면 아주 괜찮은 여자들이 줄을 서겠구나.” 순식간에 대화의 흐름이 달라졌다. 몇몇 어른들이 한마디씩 거들며 신이 나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강리아는 처음부터 이 대화에 관심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었다. ‘시후 씨, 언제부터 이렇게 유치하고 한가한 사람이었지?’ 강리아는 이 방에 들어선 순간부터 줄곧 조용히 앉아 있었지만 그런데도, 박시후의 시선이 자꾸만 자기에게 머문다는 걸 느꼈다. 특히 서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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