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장
‘정작 아내인 나는 눈치만 봐야 하는데...’
“솔직히 말해둘게요. 회사에서 에덴 가든 프로젝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서 대표님께서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우리 팀에서 이렇게 큰 계약을 날려버리면 대표님께도 누가 될 거예요. 서 대표님한테 피해 주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 프로젝트를 맡아주세요.”
허나영은 결국 서유준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한때 강리아와 서유준 사이에 뭔가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강리아가 유부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한 번쯤 걸어볼 만한 카드였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은 맞았다.
강리아는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고, 그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알겠어요. 다시 해볼게요.”
“내가 지유 씨한테 잘 말해볼 테니까, 리아 씨도 직접 연락해서 약속 잡으세요.”
허나영은 손짓으로 그녀에게 나가보라고 했다.
강리아가 나가자마자, 허나영은 바로 임지유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리아 씨가 에덴 가든 설계를 계속 맡기로 했어요. 근데... 지유 씨, 리아 씨가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드네요.”
허나영이 말을 길게 하지는 않았지만, 임지유는 이미 그 의미를 정확히 알아차렸다.
“뭐가 안됐다는 거죠?”
“전에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고 했었잖아요? 방금 보니까 입술이 다 터져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남편한테 당한 것 같아요. 혹시 이상한 취향이라도 있는 남자랑 사는 거 아닐까요? 그냥 좀 안쓰럽기도 하고...”
딱 잘라 동정한다고 말하긴 어려웠던 허나영은 말끝을 흐렸다. 애초에 강리아를 회사에서 내보내려 했던 게 바로 그녀였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듯 해보였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나서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지금 강리아 씨가 한 말이라고 다 믿는 거예요? 남편 있는 여자가 서 대표님이랑 그렇게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설마요... 그 얘긴...”
허나영은 순간적으로 놀라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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