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장
조금 전의 장면들이 한 프레임씩 영화처럼 그녀의 눈앞에서 맞춰지듯 스쳐 지나갔다.
“이쪽에 와서 앉아요.”
허나영이 멍하니 있는 그녀를 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왜 데리고 나오기만 하면 이렇게 정신이 없는 거예요?”
임지유는 턱을 괴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리아 씨는 저랑 제 남자친구만 보면 기분이 나빠지는 것 같아요. 왜일까요? 설마 리아 씨 남편이 제 남자친구보다 못해서 뭔가 슬펐던 일이 떠오르는 거 아니에요?”
허나영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세상에 박시후 대표님보다 나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요!?”
그녀가 말한 비교 대상은 박시후의 재력과 능력이었다.
“나영 씨, 너무 직설적인 거 아니에요? 리아 씨 기분도 좀 생각해 봐야죠.”
임지유는 비수를 꽂고도 부족한 듯 덧붙였다.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만... 리아 씨,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마음 편히 가져요.”
자신이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다는 걸 깨닫고 허나영은 살짝 머쓱해졌다.
강리아는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가 의자를 당겨 앉았다.
코끝을 스치는 건 남자의 잔향, 은은한 담배 냄새였다. 그녀의 온몸에 박시후의 흔적이 가득했다.
“임 대표님 말이 맞아요. 제 남편 정말 별로예요. 바람피우고 절 냉대하고 하는 짓마다 사람답지가 않으니...”
임지유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다음 말을 기다렸지만 강리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허나영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대요? 지유 씨 남자친구랑 비교도 안 되잖아요!”
강리아는 허나영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나영 씨, 그건 좀 아니죠. 남편은 남편끼리 비교해야죠. 남자친구랑은 급이 다르잖아요. 언젠가 임 대표님이 박 대표님이랑 결혼하면 그땐 제가 깨끗이 패배 인정할게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녀가 이혼을 제안했을 때 박시후는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인지 아니면 진짜 그녀를 평생 가면으로 이용할 속셈인지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박시후가 속한 그 문은 임지유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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