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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장

시린 초겨울 바람에 살랑이는 강리아의 검은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을 절반 넘게 가렸지만 그 가는 틈 사이로도 강리아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깨끗하고 하얀 손바닥 위를 수놓은 연분홍빛 손금. 이깟 손이 뭐라고 박시후는 한동안 넋을 잃은 채 멍하니 그녀의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박시후를 바라보던 강리아는 아예 그의 주머니에서 키를 챙겨 돌아섰다. “난 차에서 기다릴게요.” 강리아의 손이 얇은 정장 바지 주머니를 살짝 스치는 촉감을 미처 느끼기도 전에 매정하게 돌아선 강리아를 말없이 바라보던 박시후 역시 매장으로 향했다. 그 사이 계약서를 준비한 직원들은 박시후를 VIP 접대실로 안내했다. “고객님, 혹시 결혼하셨나요?” 자연스레 다리를 꼬려던 박시후는 멈칫하다 솔직하게 대답했다. “네.” “외람된 말씀이지만 이 차량이요... 고객님 명의로 계약하시면 부부 공동 재산으로 됩니다. 이 차를 여성분이 타시는 건 좀...” 방금 전 강리아를 맡았던 직원은 처음엔 강리아를 스폰을 받는 여대생 또는 돈 많은 유부남의 애인일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일하다 보면 불륜 커플을 만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라 나름 좋은 마음에서 해주는 조언이기도 했다. 행여나 뭔가 눈치챈 와이프가 남편 명의로 된 재산 조회라도 해봤다간 그대로 불륜 사실을 들킬 게 분명하니 말이다. “지금 뭐라고 한 겁니까?” 순간 표정이 어두워진 박시후가 서늘한 눈으로 직원을 노려보았다. “타는 게 뭐 어때서요?” 신입인 직원은 박시후를 만나는 게 처음이라 그저 대충 돈 좀 있는 부자쯤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나름 배려해 주려고 한 것인데 왜 갑자기 화를 내는 건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물론 고객님 선택이긴 하죠. 그저 걱정되는 마음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뭐 상관없으시다면 여기 사인해 주세요.” 하지만 펜을 든 박시후의 시선은 계약서가 아닌 창밖으로 향했다. 선팅이 된 창문을 넘어 조수석에 꼿꼿이 앉아 있는 강리아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는 듯했다. 잠시 후, 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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