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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장

차마 둘 곳 없는 시선을 붙잡은 건 운전석 틈 사이에 떨어진 낯선 붉은색이었다. 틈 사이로 손을 넣어 꺼낸 물건의 정체는 유명 브랜드의 인기 립스틱, 임지유를 처음 만난 그날 그녀의 입술을 물들이고 있던 컬러였다. “하.”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에 한숨이 터져 나오고 그 소리에 박시후 역시 고개를 돌렸다. “왜 그래?” 왜 립스틱을 바라보며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리가 없는 박시후가 미간을 찌푸렸다. 손가락 마디가 하얘질 정도로 꽉 잡고 있던 립스틱을 강리아는 결국 내려놓았다. “임 대표님이 떨어트리신 것 같은데 돌려줘요.” 아무렇지 않은 척 넘어가려 했지만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 결국 이 립스틱의 주인이 임지유임을 밝혀버렸다. “그래?” 그녀의 말에 박시후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마지막으로 임지유가 이 차에 앉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저런 건 언제 떨군 건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신호가 바뀌고 두 사람을 태운 차는 다시 움직였지만 작은 립스틱이 불러온 우중충한 분위기는 걷힐 기색이 없어 보였다. 아니, 우중충한 기분은 어디까지나 강리아의 몫이었다. 숨소리마저 크게 느껴지는 적막 속에서 강리아는 그 한순간 불쾌함을 참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했다. ‘결국 비참해지는 건 나뿐인데...’ 한참을 달리던 차는 마이바흐 매장 앞에 멈춰 섰다. 전에 봐둔 모델 중 가장 비싼 차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대의 브랜드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이미 이 브랜드로 사주기로 결정한 듯한 표정에 강리아는 더 토를 달지 않았다. 어차피 돈을 내는 사람은 저쪽이니 말이다. “어떤 스타일이면 좋겠어?” “그냥 대충 저렴한 거면 돼요.” 박시후가 매장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직원들이 그를 맞이하기 위해 달려 나왔다. “고르게 해주세요.” 박시후의 말에 바로 고개를 끄덕인 직원이 다가왔다. “고객님, 저희 매장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스타일로...” 직원의 손에 이끌려 여기저기 끌려다니던 강리아는 왠지 기분이 더 울적해졌다. 억대를 훌쩍 넘기는 차량들이 전시된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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