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장
한편, 체념한 척 다시 비상계단을 오르던 강리아는 산부인과가 있는 4층이 아닌 2층으로 향했다.
대충 눈치를 살피다 병원 뒷문으로 쏙 빠져나가 택시에 타자마자 장수경에게선 끝도 없이 전화가 걸려 왔다.
행여나 강승재에게 무슨 일 생겼을 때 연락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어 연락처 차단을 푼 것인데 겨우 이런 일로 그녀를 불러낸 장수경이 원망스러웠다.
“손님, 전화 안 받으세요?”
벨 소리가 계속해서 울리니 보다 못한 기사가 백미러로 강리아를 힐끗 바라보았다.
“아, 스팸이에요.”
전화가 끊긴 틈에 연락처를 차단해 버리긴 했지만 이를 눈치챈 장수경은 이젠 문자 폭탄을 보내기 시작했다.
[또 이렇게 아빠 실망시켜야겠어? 이게 다 너 잘 되라고 이러는 건데 고마운 줄도 모르고 도망을 쳐?]
[박 서방한테 이혼이라도 당해 봐. 이혼 딱지 달고 다시 좋은 집안 남자랑 결혼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누구든 만나 재혼한다고 치자. 남자들 은근히 자기 핏줄에 집착해. 어떻게든 애는 낳아야 할 거 아니야. 정말 어디 문제라도 있는 거면 어쩌려고 그래!]
협박에서 회유로 이어지는 문자를 확인한 강리아가 피식 웃었다.
[말씀드렸잖아요. 전 아무 문제 없어요.]
지금까진 바보처럼 참고 살았을지 모르지만 이젠 더 이상 침묵하고 싶지 않은 강리아였다.
같은 시각, 장수경은 휴대폰을 남편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여보, 리아가 자긴 아무 문제 없다는데요? 하긴... 박 서방이랑 결혼하고 나서 매년 정기검진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뭔가 문제가 있었으면 진작 알았겠죠. 그럼 뭐가 문제인 걸까요?”
“뭐가 문제든 하루빨리 박씨 가문 핏줄을 임신하는 것만이 답이야.”
강성한은 눈앞에서 강리아를 놓쳤다는 사실이 분해 여전히 씩씩대는 중이었다.
조급한 건 장수경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 임신 내가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무슨 수로요. 그리고 상대는 박씨 가문이에요. 정말 이혼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애가 있든 없든 쫓아낼 거라고요.”
“아니지. 임신이라도 하면 양육비라도 뜯어낼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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