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장
“일단 내려. 걸으면서 얘기하자.”
장수경은 막무가내로 강리아의 팔을 잡아끌었지만 강리아는 매정하게 손을 뿌리치곤 다시 1층 버튼을 눌렀다.
“할 얘기 있으면 나가서 해요.”
“아니. 얘가 왜 이래?”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을 잡은 장수경은 다시 강리아의 팔을 잡아끌기 시작했다.
“넌 언제 철 들래? 이 세상에서 진심으로 널 걱정하는 건 결국 엄마뿐이야. 엄마가 설마 너 잘못되라고 이러겠어?”
이때 차트를 든 간호사가 엘리베이터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모녀를 향해 물었다.
“타실 거예요? 내리실 거예요?”
여전히 엘리베이터 문을 꽉 잡고 있는 장수경이 대답했다.
“내릴 거예요. 잠시만요.”
막무가내인 장수경이 이대로 물러설 일도 없고 괜히 의료진들에게 민폐가 되고 싶지 않았던 강리아는 결국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너 말이야. 어렸을 때부터 박 서방한테 어울리는 신부로 키우려고 피아노도 가르쳐주고 좋은 대학에도 보냈어. 그동안 너한테 들어간 돈이 얼마인데!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도 이렇게 속을 썩이면 어떡해.”
얼굴이 찡그려질 정도로 강리아의 손목을 꽉 쥐고 있는 장수경은 본인의 모성애에 꽤 감동한 듯 우쭐하는 모습이었다.
“우린 그렇다 쳐. 너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시온 그룹 사모님 자리를 제대로 지켜내야 할 거 아니야. 너만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면 앞으로 엄마, 아빠한테 돈 한 푼 안 보내줘도 우린 기쁠 거야.”
장수경의 말을 한 귀로 흘리고 있는 강리아는 또 무슨 꿍꿍이일까라는 생각뿐이었다.
복도 끝에 자리 잡은 진료실 앞에서 멈춰 선 장수경이 주머니에서 마스크 하나를 꺼냈다.
“이거라도 해. 괜히 아는 사람 부딪히면 분위기 애매해지니까.”
[센텀 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윤수현, 불임 치료 전문]
진료실 팻말에 적힌 글귀를 확인한 강리아가 고개를 돌렸다.
“나 아무 문제 없어요.”
하지만 장수경은 강리아가 질색을 하든 말든 막무가내로 마스크를 씌워주었다.
“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애가 안 들어서. 너희 결혼한 지 2년이나 된 건 알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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