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장
촉촉하다 못해 말랑하기까지 한 그녀의 손을 만지작거리던 박시후가 물었다.
“얘기해.”
“나 차 사고 싶어요. 버스로 출근하는 건 좀 불편해서요.”
촉촉한 눈동자로 자신의 원하는 바를 말하는 강리아를 바라보던 박시후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더니 부드럽기만 하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
변했다고 하기엔 오늘 그녀의 모습은 예전과 다를 게 없었고 그대로라고 하기엔 단 한 번도 뭔가 사달라고 한 적 없는 그녀가 차를 사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전에 폐차된 차는 박시후가 먼저 사준 것이었다.
저택에서 시내로 나가려면 불편하여 종종 그의 차에 타곤 했는데 그게 귀찮다고 사준 차였다.
“그래.”
왠지 찝찝했지만 박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카드로... 아니, 주말에 시간 돼? 같이 가서 고르자. 마음에 드는 걸로 계약해.”
그의 대답에 강리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처럼 카드만 던져줄 줄 알았는데 같이 가주겠다니.
잠깐 고민하던 그녀가 대답했다.
“번거롭게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전이랑 같은 모델로 계약해 줘요. 난 익숙한 게 좋아요.”
“더 좋은 차로 사. 시온 그룹 사모님의 신분에 어울리는 차로.”
박시후는 꼭 잡고 있는 손에 살짝 입을 맞추더니 그림처럼 아름다운 강리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출근하는 데 너무 좋은 차는 좀... 눈에 띄는 거 싫어요.”
강리아가 싱긋 웃었다.
“그럼 그냥 그만둬.”
애초에 출근하겠다는 그녀를 말리지 않은 건 강승재 때문에 슬퍼만 하느니 뭐라도 하는 게 낫지 않을까서였기 때문이었는데 서유준 회사로 취직했다는 사실이 떠오르며 괜히 허락했다 싶었다.
하지만 강리아는 출근으로 겨우 얻은 자유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요. 그럼 주말에 같이 나가 봐요. 당신이 직접 골라줘요. 사모님 신분에 어울리는 차로.”
분명 그의 말을 따라준 것인데 왠지 언짢아진 박시후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꽉 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를 팔을 두른 채 침대로 향했다.
‘그래. 블루오션에 출근하는 것 정도는 봐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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