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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장

심미자가 멈칫했다. "네?" 옆에 있던 소지연도 멍해졌고 송민우가 말했다. "연회에서 같이 못 있었으니 지금 시간을 저한테 빌려줄 수 있어요?" 그 말을 심미자한테 말하는 것 같았지만 소지연을 바라보았다. 소지연은 술에 취해 가만히 서 있었고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심미자는 송민우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얼른 답했다. "그럼요, 당연히 되죠!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심미자가 아주 자연스럽게 그 말을 했는데 송민우는 기분이 별로였다. '이렇게 쉽게 술에 취한 소지연을 다른 남자한테 넘기다니.' '만약 오늘 내가 아니라 다른 남자였다면?' '그래도 이렇게 데려가는 거야?' 그런 생각이 든 송민우는 순간 낯빛이 어두워졌고 싸늘해졌다. 심미자는 소지연이 송민우를 기분 나쁘게 했다고 생각했고 바로 그녀를 송민우의 품으로 밀었다. "송 대표님한테 제대로 사과해, 또 어리광 부려서 대표님 화나게 하지 말고." 소지연이 갓 편안해지자 알코올이 그녀의 신경을 모두 점령해서 집에 가서 잘 자려고 했는데 송민우가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 그녀는 제대로 서지도 못했는데 송민우가 뒤에서 그녀를 잡아줘서야 겨우 버티고 서 있었다. 그는 그녀를 부추겨 차에 탔다. 심미자는 뒤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는 문을 닫아주었다. 차가 멀리 떠났지만 송민우는 백미러로 심미자가 그녀를 보고 있는 걸 보았다. 차에 탄 소지연은 조금 전 심미자 앞에서의 얌전함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응? 나지아 씨는?" "오늘 밤에 나 따라 온 거 아니야. 걔가 혼자 브랜드를 런칭했고 지금 브랜드 대리인이야, 그래서 오늘 밤에 인맥을 넓히려고 온 거야." "돈까지 줘서 브랜드 런칭하게 했어? 너 정말 찐사랑이네!" 소지연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한 거 아니야..." 소지연은 그의 말을 완전히 듣지도 않고는 혼자 낄낄 웃었다. "연애 바보일 줄 생각도 못 했네." 송민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소지연, 술 얼마나 마신 거야?" 소지연은 손가락으로 진지하게 몇 잔을 마셨는지 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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