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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장

고성호는 송민우가 차에 타고 가려는 걸 보고는 얼른 쫓아갔다. "야! 기다려, 나도 같이 하산해!" 방금 전까지도 웃고 있는 나지아는 표정이 굳었고 결국 천천히 담담해졌지만 쫓아가지 않았다. 여자 동창이 위로했다. "민우 성격을 지아 씨가 더 잘 알잖아요. 왔으니까 우리랑 같이 놀아요." 나지아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확실히 잡기 어려운 캐릭터죠, 하지만 전 자신 있어요." 여자 동창이 말했다. "민우가 차가워 보여도 아까 우리도 두 사람의 예전에 있었던 일을 말했거든요." "그래요? 뭐라고 했는데요?" "민우가 학교 연회에서 기타를 치면서 전교생 앞에서 지아 씨한테 고백한 일이요. 우리가 얘기 꺼냈을 때, 민우가 지금 이 태도가 아니었어요." 그 말을 들은 나지아는 웃음이 사라졌고 자신감이 사라졌다. 그녀는 아주 오래전 일을 떠올렸고 한참 지나서야 쓸쓸하게 웃었다. "사실, 그때 저한테 고백한 게 아니었어요." 여자 동창은 의아해 했다. '송민우가 이렇게 미친 듯이 구애하게 한 게 나지아가 아니면 누구지?' 하지만 시간을 계산해 보면 송민우가 고백하고 나지아가 여자 친구라고 공개하기 까지 3, 4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던 것 같았다. 나지아는 바로 속상한 표정을 거두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해요? 민우가 결국 절 만나고 저랑 같이 있잖아요. 인연이란 게 참 신기해요, 우리가 그렇게 많이 헤어지고 화해하고를 반복했잖아요, 아마 이번 생은 못 헤어질 것 같아에요." - 하산하는 길에서 소지연은 기절했다. 그녀는 꿈에서 학창 시절로 돌아갔다. 갓 18살이 됐을 때, 소지연의 숙모가 그녀를 술자리 접대를 보냈는데 소지연이 사장님의 말을 안 듣고 술을 안 마셔서 뺨을 맞았었다. 그날 술자리가 끝나고 소지연은 숙모랑 같이 집에게 가지 않았고 몰래 울면서 도망갔다. 소지연은 갈 곳이 없었기에 길에서 정처 없이 걸었고 자기도 모르게 한 집의 화원에 도착했었다. 2층에서 누군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고 우아한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고 소지연은 그 소리에 반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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