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이곳으로 시선이 점점 더 많이 몰리자 김도영은 얼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더 남아있으면 모두가 주목하는 초점이 될 테니까.
지금 이 상황은 얼핏 보면 그가 아이를 괴롭히는 꼴이 된다.
김도영은 재빨리 화장실로 향했다.
이때 하선우가 얼굴에 걸린 가여운 표정이 싹 사라지더니 키즈워치폰을 꺼내 각도를 잡고 초라한 김도영의 몰골을 사진 찍었다.
여기서 멈춘 게 아니라 김도영을 따라 스위트룸으로 들어갔다.
가까운 곳에 있던 고설희가 이 아이를 발견하곤 마음이 포근해졌다.
그녀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옆에 있는 배다은에게 말했다.
“애가 귀여운 데다가 예의 바르고 똑똑하기까지 하네.”
“우리 태준이도 아이가 있다면 저 애처럼 귀여웠을 거야.”
고설희는 이토록 어린아이들 앞에서만 차가웠던 얼굴이 조금은 온화하고 자애롭게 변한다.
배다은은 그녀가 지금 또 임신을 부추긴다는 걸 눈치채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임시 배정된 방에 돌아온 후 김도영은 비서에게 연락해 새 옷으로 보내오라고 분부했다.
곧이어 비서가 옷을 가져왔다.
“도련님, 옷은 탁자 위에 놓아드렸습니다.”
“그래, 가봐.”
“네.”
비서 문정원이 문을 닫고 나갈 때 소파 구석에 어린아이가 쪼그리고 앉아있는 걸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도영의 방에 과연 어떤 사람이 감히 침입할 수 있을까?
김도영이 샤워하러 욕실로 들어간 후 안에서 물소리가 들리자 하선우가 살금살금 걸어 나왔다.
아이는 김도영의 옷과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아예 3층 밖으로 내던졌다.
“그러게 누가 우리 엄마 괴롭히래!”
모든 일을 마치고 문밖을 나서기 전, 아이는 또 이 방에서 직접 호텔 카운터에 연결할 수 있는 통신 장비까지 망가뜨렸다.
하선우는 모자를 꾹 눌러쓰고 재빨리 1층 로비로 달려 내려갔다. 이제 곧 출구에 다다를 때 너무 빨리 달린 탓에 한 남자의 쭉 뻗은 다리에 그만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죄송해요...”
하선우는 얼른 사과하며 머리를 들었는데 하필이면 육태준의 음침하고 싸늘한 눈빛과 마주쳐버렸다.
육태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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