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김도영은 오늘 저녁 식사에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김수환이 그가 오늘 오전에 벌인 짓을 알아채고 일부러 호텔에 불러왔는데 실은 이 모임에서 또 다른 부잣집 딸들과 알아가게 하기 위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로비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김수환이 이리로 불러왔다.
“오늘 여기서 육씨 가문의 연회가 열릴 거야. 설마 이런 데 와서까지 깽판 치려는 건 아니지?”
김수환은 손주 녀석을 꼼짝달싹 없이 잡고 있었다.
결국 김도영은 하는 수 없이 구석진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가 대놓고 싸늘한 한기를 내뿜었기에 아무도 감히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그건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니까.
한편 김도영은 한 꼬맹이가 줄곧 자신을 몰래 훔쳐보고 있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육씨 가문에서 주최한 연회이니 주인공들도 당연히 자리에 도착하기 마련이다.
오늘은 배다은도 함께했다.
그녀는 김도영을 발견했지만 감히 다가가서 말을 걸지 못했다.
김도영이 두려운 게 아니라 김수환이 무서워서였다.
실은 전에 김수환이 그녀를 단독으로 찾아갔었다. 만약 그 일만 아니었더라면 김도영이 그녀를 미치도록 좋아한 터라 일찌감치 결혼식까지 올렸을 것이다.
배다은은 여태껏 김수환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
“도영이가 누굴 만나는지는 신경 안 써. 하지만 우리 집안에 들어올 여자는 절대 너 따위 것들이 아니야! 주제도 모르고 도영이 꼬셔서 결혼하겠다면 너 같은 년 확 죽여버리는 수도 있어.”
‘죽여버리겠다니...’
배다은은 김수환의 가혹한 성격에 충분히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안다.
한편 하선우는 시기만 노리고 있다가 하찮은 아빠 가족과 아빠가 좋아하는 여자까지 모두 이곳에 와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는 미간을 확 찌푸렸다.
오늘 엄마의 복수에 정신이 팔려 김도영이 이곳에 온다는 것만 알아냈지 이 연회가 육씨 가문에서 주최했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만 여기까지 온 이상 무의미하게 돌아갈 순 없었다.
육태준이 아직인지라 하선우는 이 틈을 타서 발뒤꿈치를 살짝 들고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 한 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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