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장
“조아현 씨랑 하채원 씨는 대학교 동창입니다. 조아현 씨는 졸업하고 바로 출국했다가 이번에 하채원 씨가 돌아온 지 얼마 안 돼 함께 귀국했습니다.”
“조사한 바로 조아현 씨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같은 학년이고 이름은 강민재예요.”
“하채원 씨를 소개팅에 내보낸 이유도 바로 강민재 씨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문정원은 조사해낸 모든 정보를 김도영에게 보고했다.
이에 김도영의 눈가에 무언가를 깊숙이 숨기는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아래층에 내려간 후 육태준과 나란히 서 있는 배다은을 보았는데 둘은 선남선녀가 따로 없었다.
김도영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오늘 있은 일을 육태준에게 알리지 않았다.
...
나인원.
하채원은 조아현의 전화를 받았는데 기 빠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채원아, 나 오늘 밤에 바로 돌아갈게.”
“어떻게 됐어? 민재는 찾았어?”
하채원이 물었다.
순간 조아현은 목이 확 멨다.
“응, 찾았어.”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쿨한 척 말을 이었다.
“근데 이미 딴 여자 생겼어. 우리 이제 완전히 깨진 것 같아.”
하채원은 그녀를 어떻게 위로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때 조아현이 화제를 돌렸다.
“소개팅은 어떻게 됐어? 상대가 널 난처하게 굴진 않았지?”
“말도 마라.”
하채원은 창밖을 내다보았는데 석양이 아름답게 지고 있었다.
“저녁에 너랑 선우 보러 갈게. 그때 다시 얘기해.”
“그래, 알았어.”
한여름날의 밤.
조아현은 집에 돌아온 후 실망한 기색을 숨기고 더는 강민재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채원과 하선우도 눈치껏 더 묻지 않았고 오늘 소개팅한 에피소드만 알려줬다.
“김도영? 어떻게 그 인간일 수가 있어?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자세히 물어보는 건데.”
조아현이 탄식했다.
“이 일로 김도영이 너한테 복수하면 어떡하지? 그게 가장 걱정돼.”
하채원이 솔직하게 말했다.
한편 조아현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사내대장부가 연약한 우리 두 여자를 괴롭혀서 뭐해? 그럴 일 없을 거야.”
“전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 사람 배다은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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